생애 첫 피크닉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기저귀 갈기도 싶고 분유 주기도 쉬운 대형 쇼핑몰만 전전하다가 “떠나고 싶은 계절”의 감수성에 힘입어 집 근처 공원에 피크닉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3일 연휴 첫날을 산뜻하게 시작했죠.
아이에게도 야외활동 하기에 너무나 적당한 날이었습니다. 귀여운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턱받이를 하고 집을 나섭니다.
-외출할 때 준비물-
*기저귀 3-4개
*물티슈
*50도 정도 되는 물(보온병)
*고체형 분유
*젖병
*아이 건강보험증
*손수건
*갈아입을 옷(혹시나 똥기저귀를 갈다가 묻을 수도…)
*모자
*쓰레기 담을 봉지
아이가 없을 때와는 달리 처음에는 외출 준비에 우리 부부는 압도당했지만, 이제는 5분도 안 돼서 챙길 수 있을 정도로 숙달되어서 재빨리 집을 나섭니다. 아이는 맑게 비치는 가을 햇살 속에서 미소로 우리를 응원해 주는 거 같았습니다. 전철을 타고 한 정거장 지나 내리자마자 위치한 공원. 도시락 만든 정신은 없었기에 공원 입구에 있는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으로 점심을 마련합니다.
적당한 그늘진 곳을 찾아 돗자리를 펼칩니다. 우리가 여유롭게 샌드위치를 먹을 동안 아이는 유모차에서 자신의 시간을 가집니다. 부지런히 손을 빨다가 손수건을 입에 대다가 무척이나 바쁩니다.
아내랑 호수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임신하고 간 여행 이라든지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이야기라든지 소소하고 일상적인 주제로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시간이 육아로 바빴던 우리들에게 가을이 위로라는 선물을 준 거 같았습니다. 집과는 또 다른 평안을 자연 속에서 만끽했죠.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쯤 아이를 유모차에서 내려서 처음으로 돗자리에 눕혔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바로 뒤집기를 했지만 잔디 위 돗자리의 촉감이 평소 자기가 누웠던 매트와는 달랐는지 이리저리 돗자리의 부스럭 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가을에도 모기가 많으니깐 모기 대비책을 세워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