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도서관이야, 갤러리야?

[위클리도서관] 논현문화마루도서관 (2) 큐레이션 편

by 제리
[위클리도서관]은 국문과가 전하는 도서관 가이드입니다.
방방곡곡 도서관을 다니며 공간, 인간, 큐레이션(책)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눕니다.
더 많은 이들이 도서관을, 책을 사랑하게 되길 바랍니다.


논현문화마루도서관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131길 40 4,5층

운영시간
성인자료실(5층) | 09:00~22:00 (화~금), 09:00~18:00 (토~일)
어린이자료실(4층) | 09:00~18:00 (화~금), 09:00~19:00 (토~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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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큐레이션

여기가 도서관이야, 갤러리야?


논현문화마루도서관에는 6개의 큐레이션 구역이 있다. (공간과 아주 자연스럽게 뒤섞여 있기 때문에 숨바꼭질하듯이 큐레이션을 찾아야 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각각 공간, 시, 영화, K-Pop을 테마로 한 4개의 주제 큐레이션논현문화마루도서관의 사서, 강남구 전체 도서관 사서 분들의 관점이 담긴 2개의 추천 큐레이션이다.

그중 공간, 시, 영화(지극히 개인적 선호가 담긴 주제 선택이다)를 주제로 한 큐레이션과 강남구 도서관 전체의 연합 큐레이션(‘연합’의 독특성을 고려한 선택이다)까지 총 4개를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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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구성과 인테리어 측면에서 무척 뛰어난 게 논현문화마루도서관인데, 들어가서 가장 처음 마주하는 북큐레이션의 주제가 ‘공간’이라니, 주제가 의미 있다. 첫 머리에 ‘방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닮아간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한다. 그렇다면 이곳을 설계한 이들은 어떤 얼굴을 하고,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을까? 이 공간은 무엇을 닮은 건지 궁금해진다.


큐레이션이 꼭 갤러리 같아서 보는 맛이 있다. 아트 갤러리 전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주어진 공간을 다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책꽂이를 칸칸이 채워두지 않아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사용된 오브제나 질감도 아트갤러리에서 볼 법한 것이다.


일부는 책을 직접 전시하는 대신 스티로폼을 오려 표지를 인쇄해 붙였다. 책을 구하지 못한 건지, 재료의 다양성으로 보는 즐거움을 주기 위함인지, 찬장이 부담하는 무게를 줄이기 위함인지, 그 내막은 모르겠지만 보는 재미가 배가된 건 분명하다. 오브제 하나에서도 섬세함이 돋보이는 디자인



여기가 도서관이야, 갤러리야?

별자리 팔찌, 별자리 목걸이를 넘어 이제는 별자리 시집이다. 별자리별로 성격설에 근거해 시집을 추천해준다. 독특한 점은 그 시집의 표지를 색지로 가려서 제목을 모르게 한다는 것이다. ‘블라인드 큐레이션’이라는 게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렇지만 대표 구절 하나를 적어두기 때문에 검색해보면 제목을 알 수 있다.


IMG_3030.jpg 큐레이션 전시대에 붙어있던 누군가의 한 마디



영화도, 음악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2024년 초, 대학 방송국에서 만난 두 명의 친구와 함께 단편영화를 찍은 적이 있다. 패기롭게 음악영화를 만들겠다며 실음과에 다니고 있던 친언니를 작곡가로 모셔서 페이를 주고(짰다... 서해보다 짰다) 멜로디를 얻었다. 전공값 한다고 나름 가사 작성 책도 읽어가머 노랫말을 붙여 OST를 만들었다. 새벽 3시까지 시나리오를 썼다. 그때 여의도의 ‘카페꼼마’라는 북카페에 가서 <박찬욱의 몽타주>를 읽었는데 마침 여기 박찬욱 감독과 연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참 반가웠다.


IMG_3048.jpg LP 러버에게 강추하는 공간. 도서관에 책 읽는 사람보다, 청음 공간에 청음하는 사람보다, 노트북으로 할 일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조금 슬펐다…


큐레이션 타이틀은 '씨네 레퍼런스 - 영화감독이 참고한 그 모든 것'이다. 영화감독이라는 일반명사를 썼으면서 박찬욱만 걸어둔 건 조금 치사하다. 어디 대한민국에 영화감독이 박찬욱만 있는가. 공간 부족을 십분 이해하지만 조명받지 못하는 수많은 이름들이 떠올라 한 마디를 굳이 덧붙여봤다.


원작 영감이 된 소설과 시집을 비롯해 영화에 삽입된 클래식 음악 알범, 사진집, 영화 개봉 후 만든 포토북 등 다양한 자료가 있었다. <아가씨>에서는 문학적 수사나 기법 측면에서 염상섭 <두 파산>을 참고했다는 게 흥미로웠다. 소설은 현실의 반영이면, 영화는 소설의 반영인가? 아니면 둘 다 현실을 원천으로 하지만 다른 양식이며 소설이 선행했기에 시간이 앞섰다는 점이서 레퍼런스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것 뿐인가? 100%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남았다.



| 이 글은 논현문화마루도서관 3탄 - '종합'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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