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가을이 익어간다(9)

9. K 사위

by 사랑의 빛

K 사위들이 처가에 가면?
밥 먹는 시간 빼고 대부분 잔다.

전형적인 대문자 K 장남인 우리 신랑은 어땠을까?
우리 신랑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K 사위의 뻔한 처가 모습이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엄마도 나도 잠자는 사람을 깨워본 적 없다.
논, 밭을 정신없이 오가며 혼자 일하기 바쁘셔도
잠든 사위, 등 따갑게 눈치 한번 주신 적 없었다.



한참 신혼이던 어느 해
모처럼 받은 짧은 휴가기간~
시골집으로 내려간 가을이었다.

처가에서의 잠자리가 편하지만은 않았을 텐데
졸린 아침을 뒤로하고
허리를 굽혀 낫을 잡은 우리 신랑..

사위 몸살 나면 어떡하나 걱정하시면서도
도와주는 사위 손길이 고마운 우리 엄마...

이렇게 힘든 시골 일을

혼자 하시는 게 짠하다며..
마음 아파해주는 신랑..

농사일은 해본 적 없는데
엄마가 알려주는 대로 곧잘 도와 드린다.




엄마의 땀으로 자란 곡식
무성하게 차오른 논 밭을 오고 가니
불현듯 터진 눈물 방울이 가라지 위에 떨어졌다.

삶으로 살아내며 마음을 받아내 준 엄마
삶으로 체휼하며 손발을 움직여준 신랑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삶을 함께 누리는 오늘
그 하루의 행복을 꼭 붙잡고 싶었다.



평범한 오늘을 살고 싶은 나의 꿈

작은 미망인 농부의 추수를 기다리는

우리 엄마 가을 위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