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가을이 익어간다(8)
8. 된장 꽃게탕
꼭
10년 전이다.
예부터 사위사랑은 장모라 했던가^^
두 시간 넘도록
따가운 가을볕에 모자 하나 없이 밭 일 하신 엄마.
점심 먹여 보내야 하는 사위 위해 만들어 주신
엄마표 된장 꽃게탕~
정량이 무엇인고~
계량스푼이 왜 필요한가~
그까짓 거
눈대중으로 그냥 하는 거지 뭐~
냄비 한번~
냉장고 한번~
왔다 갔다 하는 사이~
뚝딱!!
구수한 집된장에 햇 꽃게의 시원함까지~^^
최고다~ 최고^^
20년 넘게
한번 올라온 반찬은 두 번 입에 대는 법 없는
까다로운 시어머니 모시는 사이
며느리계 대장금이 되셨다.
익은 김치 안 드시니 2~3주에 한 번씩 물김치~
한, 두 달에 한 번씩 열무김치, 배추김치~
일 년, 사시사철 김치 담그신다.
국 없으면 숟가락 안 들고
"국물 없니?" 물어보시는 할머니.
매 끼니마다 종류 다른 국을 끓여야 하니
대장금 안될 수 있나...^^;;;;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혓바닥..
젊은 날의 깔끔한 맛, 잃은 지 오래다.
나이 든 혀끝 오감도
엄마의 정성을 흩어내진 못했다.
엄마표 된장 꽃게탕,
한 숟가락 뜨면서
"와~", "우와~" 감탄사 연발하는 사위~
"지금까지 살면서 먹어본 꽃게탕 중 장모님 꽃게탕이 단연 최고" 라며 맛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고맙다, 내 사람♡
"많~이 먹어~, 실~컷 먹고 가~"
짧은 대답 뒤, 뿌듯한 미소 그림자가 따라붙는다.
끼니마다 챙겨 먹일 남편 없어
음식 하는 방법도 다 까먹었다
이젠 자꾸 깜박깜박해 음식 하기도 짜증 난다는 엄마.
해마다 맛깔난 김장김치
때마다 온 가족 푸짐한 식탁을 만들어 내신다.
그래도 손 놓지 않아 주셔서 감사하고
여전히 감을 잃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땀에 젖은 든든한 품이 늘 그리운 만큼,
엄마와 함께 견디던 지난 시간이 그립고
최선을 다한 최고의 식탁이 그립고
엄마의 미소가 늘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이번엔,
엄마 위해
맛있는 한 끼
같이 먹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