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지 못한 여름
- 사랑의 빛 -
한 번 즘은 냉국 한 그릇
시원하게 만들어 새참으로 내드리고 싶었는데
주인 잃은 넓은 식탁
이른 여름 알림 비에 가라앉은 먼지만 쌓였어요
하루쯤은 커다란 다라 한가득 받은 샘물
엉겨 붙은 땀먼지를 말끔하게 씻어드리고 싶었는데
오늘도 긴 여름의 서막을 알리며 세찬 비가 내리고
달아오른 태양이 땅끝으로 푹 고개를 숙이고
내 인생의 여름 태양은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을지 그리움만 쌓인 채
또다시 여름을 맞이하는 오늘을 살아내며
나만 아직 여름 맞을 준비를 못했어요
엄마만 혼자 벌써 긴 여름 길을 걸어가요
조심스레 내밀던
당신의 땀내 쩔은 얼굴
여름 냄새 진동하던 당신의 온몸을
자랑스레 맞대어 비비고 싶은데
준비하지 못한 여름 문턱에서
돌아올 수 없는 기다림에 서성이고 있어요
포레스트웨일 출판사
[ 햇빛이 뜨겁다 여름이 왔다 ]
- 투고 원고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