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남는다

by 사랑의 빛

사랑이 남는다



땀내 쩔은 가슴

흙먼지 묻은 두 손

풀 가지 붙은 두 발

당신이 부끄러웠다


절뚝거리는 짧은 다리

낡은 오토바이를 잡은 굽은 손

지그시 불편하게 찌그러진 한쪽 눈

움푹 들어간 이마가 훤히 드러난 얼굴

당신이 부끄러웠다


푸른 하늘 그 먼 곳 어딘가 살고 계신 당신이 보실까

당신이 부끄러워 등 뒤에 처박던 얼굴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잃어버린 다섯 해의 사랑을 아쉬워하며

우리 아가, 다정하게 불러주던 당신의 마음


안아주지 못한 놓친 날들의 성장을 미안해하며

숨죽여 말없이 훔치던 당신의 눈물


흘러 젖은 땀이 묻을까 조심스러워

살며시 어깨만 닿게 내준 당신의 품


시린 겨울

눈부신 봄

무더운 여름

따가운 가을


어느 계절에도 나의 손과 발이 되어

온전치 못한 몸에도 즐거이 아빠의 삶을 살아주셨던

당신의 마흔 해 인생


내가 당신의 청춘이었고

내가 당신에게 가장 젊은 날이었다


하늘 집으로 이사간지 스무 해가 지났다


당신이 나의 청춘이 되었고

당신이 내게 가장 젊은 날이 되었다


남겨진 나의 날에

당신의 사랑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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