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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네기 Jun 06. 2022

[독후감] 리더는 칭찬하지 않는다(2021)

기시미 이치로 저, 류두진 옮김

 오로지 저자의 이름만을 보고 선택한 책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조직에서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결코 아님에도, 기시미 이치로의 전작인 <미움받을 용기>는 단언컨대 내 인생관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던 책이므로, 그 책의 작가를 발견했을 때 그의 새로운 저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회사에 ‘독서통신연수’라고 하여,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책들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3권 읽고 독후감을 쓰면 이수처리가 되는 연수가 있다. 당연히 해당 연수를 신청하면 책 3권은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이 연수를 처음으로 신청해 본 것이라 어떤 책들이 목록에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선택지가 많아서 오히려 무엇을 골라야 할지 선택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직원의 자기계발, 기왕이면 직무와 관련된 자기계발을 위한 연수일 것임을 머리로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결국 내가 고른 책은 직무와 전혀 무관해보이는 책들이었고, <리더는 칭찬하지 않는다>는 나름 일종의 처세술에 대한 책이니 이 정도면 연수의 본래 취지를 완전히 저버리진 않았을 것이라 정당화하는 것이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다.


 독서를 취미라고 말하진 않지만 장시간 이동할 때에는 꼭 읽을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임에도, 종이책은 살림이자 짐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뒤로 책에 대한 욕심이 많이 사라졌다. 최근에는 전자책을 주로 읽지만, 이렇게 종이책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걸 보니 미련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나보다.


 <리더는 칭찬하지 않는다>는 리더십에 대한 책이다. 리더도 한 명의 팀원이고, 군림하기보다 협력하는 사람이며, 한편으로는 자리에 걸맞는 책임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회사에서의 나를 고려한다면, 확실히 지금 읽을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회사를 벗어나면, 나도 어떤 동호회나 모임, 아니면 지극히 사적이고 일시적인 상황에서는 나도 리더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므로, 전혀 무관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책의 구성은 바람직한 리더의 여러 특징들에 대하여 짤막하게 서술된 글들의 집합이었다. 저자가 상담이나 강연에서 자신이 했던 말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책 자체의 호흡이 빠르고, 긴 시간 동안 진득하게 읽기보다는 짤막한 토막글을 틈틈이 읽는 것을 상정한 것으로 느껴졌다. 예상 독자층인 리더를 배려하여 이렇게 구성했을 수도 있겠다. 나는 지금까지 흐름이 긴 책들을 읽어왔고, 이 책에는 귀중한 정보가 빼곡히, 알차게 들어가 있어서 책을 빠르게 읽을 수는 있었지만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단기간에 주입받은 느낌이었다.


 <미움받을 용기>는 확실히 내 가치관을 바꿨고, 내가 보다 감정적으로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었으나, 이 책은 그만큼 크게 와닿진 않았다. 리더인지의 여부와는 무관히 이미 <미움받을 용기>를 실천하려고 하는 내가 읽었을 때 모두 맞는 말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다만 <미움받을 용기>가 나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리더는 칭찬하지 않는다>는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행동지침이므로, 이를 실제 상황에서 실천하고자 한다면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겠다. 일반론적으로 말할 수 있는 관계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과 상대방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것이 결국 중요할 것이다.


 아무래도 중용을 다시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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