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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투병기(3)

by 한보물



의사 선생님은 세침검사 결과 암일 확률이 높다며,

수술하는 걸 추천하셨다.


처음엔 왜 암 진단이 아니라 확률이 높다고만 하시는 거지?

암이 아닐 수도 있는 건가? 싶었는데

정확한 진단은 수술을 하고 조직을 떼어내 봐야 가능하다고 했다.


수술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닌 건지 고민을 수십 번


암이면 당연히 수술을 해야 하는 건데

암일 확률이 높다는 확률만 보고 수술했다가

혹시 암이 아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수술 후 내 몸 조직 하나가 사라지는 것도

평생 약을 먹고살아야 할 수 있다는 것도

나중에 예쁘게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하고 싶었는데

수술 후의 생길 흉한 흉터도 고민이었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땐 당연히 수술해야지 하겠지만

그 당시에 나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뭐가 맞는 건지 제대로 판단 내리는 게 어려웠다.


그래도 마음속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가는 것보단

1%의 가능성이라도 없애는 게

정신건강과 몸 건강에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수술하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수술 날짜를 잡을 때까지 수많은 고민들과 여러 감정들..


그동안 지인들에게 나의 힘듦을 털어놓지 않았 이유는

힘들 때마다 혼자서 견뎌내는 게 버릇이 되어 그런지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

사람에게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는 게 내겐 너무 어웠다.


좋은 소식도 아닌데 내 마음 편하자고

다른 사람이게 마음의 짐을 안겨 주는 것 같아 불편했고,

혹시나 나에게 상처가 될 반응일까 봐 지레 겁먹기도 했다.


나는 어릴 적 상처로부터 괜찮아졌다 생각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나도 모르는 벽이 있었다.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겐 그 사람들에게 나의 어두운 내면까지 내보일 만한 용기가 없었다.


그러니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서 견뎌내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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