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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투병기(7)

by 한보물



수술 후 깨어나니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나는 몇 시간 동안 마취가스가 몸에서 빠질 때까지

입이 바짝 마르고 갈증이 심한데도 물 한잔 먹을 수 없었고,

아프고 미친 듯이 잠이 오는데 잠 또한 자질 못했다.


잠이라도 자면 그나마 덜 아플 것 같은데

잠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상황에

나는 정신력으로 이 졸림과 아픔을 버텨내야 했다.


너무 아파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싶어도

목을 짼 수술이라 혼자서 눕거나 일어나기도 힘든 상황에

나는 목석처럼 가만히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다시 생각해 봐도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


그때 당시에 내가 할 수 있던 건

얼른 마취가스가 빠지길..

얼른 이 시간이 지나가길.. 하고

간절히 바라며 버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이상하고 신기하게도

진통제 주사가 몸에 잘 안 맞는 타입이라

진통제 주사를 놔도 진통 효과가

더 고통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전에 다른 수술을 했을 때도 나는 너무 아픈데

간호사선생님은 진통 효과가 있어서 그나마 덜 아픈 거라고

진통제를 먹는 것보다 주사가 효과 빠르다고 하시며

진통 주사로 맞을 수 있는 최대를 놓아주셨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아파 새벽 내내 잠도 못 잤었는데..

(진통제 주사를 텀을 두고 5대 이상은 맞았었다..)

정말 어이없게도 아침에 약을 먹으니 언제 아팠냐는 듯 고통이 가셨었다.


왜 그런 건지는 나도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저번 수술을 계기로 확실하게 느낀 건

나에게 주사는 효과 없고 약은 효과가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갑상선암을 수술하고 나서도

얼른 마취가스를 빼내고 약을 먹을 수 있는 순간이 오길

간절히 바랐던 것 같다.


그 순간이 오면 이 고통도 다 끝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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