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하루 전 병원에 입원해 여러 준비들을 하고,
드디어 갑상선 암 수술 당일
근데 같은 병실 쓰는 사람을 잘 만나는 것도 복이더라..
옆자리 아주머니가 새벽 내내 소리 지르고
간호사분들 호출하고 난리 피는 통에
수술 전날에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그야말로 컨디션은 최악
배고프고, 목마르고, 잠도 못 자서 피곤하고...
사람의 기본 욕구인 식욕과 수면욕이 충족이 안되니
그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었다.
(솔직히 그 당시엔 옆자리 아주머니가 정말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피곤함과 배고픔에 지쳤는지
별 다른 생각할 여유조차 없어
수술실을 들어갈 당시에도 그렇게까지 무섭진 않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반수면 상태였을지도..?)
단지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수술은 처음이라..
나는 멀쩡(?)한데도 수술실까지 배드에 누워 이동하는데
진짜 드라마에서 보던 모습이라 신기하기도 했고,
걸어서 갈 수 있는데 괜히 멋쩍기도 했다.
그러다 수술실 도착
수술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새하얗고,
소름 돋을 정도로 쌀쌀했는데
이때부터 잠들었던 내 모든 감각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무서움과 불안함 감정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수술은 잘 될지 아프진 않을지 여러 걱정들도 함께 찾아왔다.
그래도 이 수술만 잘 끝내고 나간다면
마음속 걱정거리가 하나 없어지는 거니까..
너무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지 말자며
스스로 다독이길 여러 번
이제 괜찮아질 거라고 더 이상 마음고생도 없을 거라고
마음도 몸도 안 아프고 싶다고 간절하게 바라며
나는 수면마취에 몸을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