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와 사춘기의 코사멧 여행기 4

코사멧에서 하루 더?!

by 나름


우리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코사멧에서 2박만 미리 예약해 두고,

남은 하루는 현지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여정이야말로 여행의 묘미니까.


이틀이 빠르게 지나고 아쉬운 하루가 남았다.

이제 마지막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정해야 한다.

방콕의 리조트로 돌아가 쉴까?

아니면 코사멧에서 하루를 더 즐길까?

망설이다 잠들었는데, 아침이 밝자 답은 분명해졌다.

조식을 먹으며 바라본 바다,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숙소에 추가 예약을 하고,

스피드보트 시간도 바로 확정했다.

이어 빅버스 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더니, 버스 출발 시간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랐다.

12시 30분이 아니라 12시란다.

전화하지 않았다면 놓칠 뻔한 큰일!

예약은 따로 필요 없고 그냥 오면 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 바다로 향했다.

세 번째 바다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오늘은 흐리고 바람이 세서 자연 파도풀이 만들어졌다.

덕분에 이번 바다가 가장 재미있다.

파도에 뒤집히는 엄마를 보고 아들은 배꼽을 잡는다.

엄마의 빈틈이 아들을 무장해제시키는 순간이었다.


예쁘고 무서운 푸른 해파리




점심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리조트 비치바에서 모래 위에 앉아 먹는 식사.

물놀이 뒤 먹는 음식은 별점 평가가 필요 없다.

시원한 맥주까지 곁들이면 미슐랭 맛집이 바로 이곳!


빈백에 앉아 우리는 모래로 아빠 얼굴을 만들었다.

오랜만, 어쩌면 처음으로 갖는 디지털 디톡스 시간,

모래만 있어도 이렇게 즐거울 줄이야.


아들이 만든 잘생긴 아빠


푸근한 나의 Kuk.J, 여보 한잔 해~




매일 부지런히 호객하던 해변 마사지 아주머니들

우리를 놓치지 않았다.

“마사지~ 마사지~”

결국 못 이기는 척 발마사지에 합류.

40분 200밧, 파도 소리와 바람을 벗 삼아 모래사장에서 받는 마사지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살짝 묻는 모래 덕분에 스크럽 효과는 덤!


발마사지 받는 모습이 지갑이 열릴 신호로 보였는지, 이번엔 스카프 아저씨 등장.

아들은 땡볕에 스카프를 등에 지고 다니는 그를 볼 때마다 한 장 사자고 조르곤 했다.

마침 물건도 마음에 들어 결국 또 못 이기는 척 구매.

단돈 200밧으로 소비욕구 충족 완료!



까매져라~ 까매져라~


온몸이 까매지도록 놀다

밤이 되어서야 객실로 돌아왔다.

불쇼까지 챙겨보고 들어오니 체크인 시간이 무색하다.


룸타입을 수페리어에서 디럭스로 업그레이드했는데, 복층 구조라 훨씬 넓고 쾌적하다.

비용도 몇 천 원 차이밖에 안 나는데

진작 이 방을 할 걸 싶었다.

낮은 평점을 남긴 후기는 아마 수페리어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천장이 높아 모기를 잡기 어렵다는 것.

그날 밤, 우리는 모기들의 파티 메뉴가 되었다.

’실컷 뜯어먹었냐?!‘


사메드 그랜드뷰 리조트 _ 디럭스룸






그렇게 마지막 하루가 긴 숨처럼 천천히 흘러갔다.

태국 코사멧 자유여행에서 사춘기 아들과 갱년기 엄마가 같은 속도로 걸었던 특별한 시간.

모래알처럼 쌓인 소소한 순간들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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