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와 사춘기의 코사멧 여행기 3

코사멧, 바다와 우리

by 나름


작은 섬 코사멧은 아직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밀 정원 같다.

대형 호텔 체인은 눈에 띄지 않지만, 해변을 따라 늘어선 아담한 리조트들이 섬의 낭만을 오롯이 품고 있다.


섬에는 저마다 다른 성격을 지닌 해변들이 있다.

여행자들의 발길로 북적이는 사이깨우

거울처럼 맑은 물빛을 지닌 고요한 아오 프라오

한적하면서도 은근한 생기를 품어, 바람과 파도가 조화를 이룬 아오 웡두안


“엄마, 우리 여행자들이 많은 곳으로 가자. 그래야 진짜 여행같지.”
아들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편의점도 있고, 성테우도 다 모여 있는 곳으로 가자.”

그렇게 우리는 활기 넘치는 사이깨우로 목적지를 정했다.


코사멧 시내(?) 브런치 카페 냥손님




사이깨우 비치는 낮과 밤이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햇살 아래서는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젊은 여행자들과 모래사장을 맨틀까지 파헤치는 어린이들이 섬을 채운다.

저녁이 되면 비치바에서 맥주를 즐기는 연인들, 화려한 불쇼를 구경하는 가족들, 해변을 뛰노는 개들이 조화를 이룬다.


어디까지 파려는 거니?



우리는 ‘사메드 그랜드뷰 리조트’의 슈페리어룸에 짐을 풀었다. 좋지 않은 후기들을 몇몇 본 터라 아들의 반응이 걱정되었다.

“객실이 좀 별로일거야. 그래도 해변이 좋으니 이틀만 잘 지내보자.”

나는 예고를 단단히 하고 객실문을 열었다. 객실은 리조트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오래된 가구와 세월의 흔적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엄마, 여기 생각보다 괜찮은데? 깨끗하고 시원하고 좋네, 이만하면 됐지 뭐 .”

라며 침대에 퍼져 누웠다. 서글서글한 아들의 대답에 나는 웃었다.

‘이 녀석, 배낭 여행자 다 됐네!’



조식은 기대 이상이었다.

다양한 빵과 신선한 샐러드, 달콤한 과일은 물론, 에그스테이션과 즉석 쌀국수 코너까지 마련되어 있어 가벼운 아침 식사 이상의 만족을 주었다.

그러나 아침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음식이 아니라 창밖으로 펼쳐진 바다였다. 파도 위로 빛을 흩뿌리며 밀려드는 햇살을 바라보며 먹는 식사는 그 어떤 음식보다 값진 선물이 되었다.


조식당 바다 풍경




우리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따뜻하고 투명한 바닷물, 떼지어 다니는 물고기들, 햇살에 반짝이는 파도. “엄마, 여기가 천국이네!” 아들의 외침이 바다 위로 번졌다. 물놀이가 지겨워지면 리조트 비치바의 빈백에 몸을 맡기고 맥주 한 모금을 즐겼다. 코사멧은 그렇게 지상낙원처럼 우리를 감쌌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든 지상낙원




해변을 거닐다 발견한 ‘Winkks’ 레스토랑은 대충 찍어도 화보가 되는 곳이었다.

고급스러운 휴양느낌 충만한 이곳은 가격도 고급스럽게 세금과 봉사료가 별도! 치앙마이 현지 물가에 비하면 놀라운 수준이었지만, 여행의 호사로 충분히 값어치 있었다.


우연히 발견한 Winkks




밤이 되면 코사멧은 불빛과 음악으로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우리 리조트는 6시 30분 라이브 공연, 8시 30분 불쇼. 낮에 노래하던 아저씨가 불꽃 위에서 묘기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아들은 눈을 반짝였다.
“엄마, 진짜 불이 춤추는 것 같아!”
나는 그 눈빛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여행이란,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가까이 데려다주는 시간이 아닐까.


코사멧 해변 불쇼




그렇게 코사멧의 하루가 저물었다.

파도 소리와 불꽃,

그리고 사춘기 아들의 웃음이 함께 남은 기억으로,

우리 마음에 조용히 흔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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