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 속 진정한 효율이란
호치민으로 돌아오는 길, 도로의 정체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800만 명의 거대 인구가 운집한 도시임에도 왕복 4차선에 불과한 기반 시설은, 출퇴근 시간이면 도로 전체를 거대한 정지 화면으로 뒤바꿔 놓는다. 대다수 시민이 오토바이를 이용하기에 공간적 효율이 높을 것이라 짐작했지만, 밀물처럼 밀려든 오토바이의 행렬 앞에서는 그마저도 무색해 보였다. 버스 차창 아래를 내려다보니, 오토바이들은 부딪칠 듯 아슬아슬한 틈새를 정교하게 유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속도계가 가리키는 시속 4~5km라는 숫자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고단한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문득 ‘차라리 걷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스쳤다. 이 지독한 정체 속에서 오토바이 핸들을 붙잡고 긴장하는 대신, 버스에 몸을 싣고 책을 읽거나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등 조금 더 생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운전 중 정체되면 라디오를 청취하거나 유익한 오디오 콘텐츠에 귀를 기울이며 시간을 활용하곤 한다. 때로는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며 지루함을 상쇄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토바이라는 고립된 환경은 운전자에게 오직 운전 그 자체에만 몰입할 것을 강요한다. 어떠한 여유도 허락되지 않는 그 좁은 안장 위에서, 수많은 이들이 일상의 소중한 시간을 묵묵히 인내하며 흘려보내고 있었다. 끊임없이 효율과 생산성을 생각하며 이동하는 시간조차 무언가 넣어야 하는 ‘채움’과 오토바이 위에서 앞만 보며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비움’ 중 ‘채움’이 불안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