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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쉐르 Sep 09. 2024

쉬고 싶은 아빠 놀고 싶은 아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도 쉼이 필요하다

"저녁마다 반복되는 전쟁은 쉼 없는 고통으로 나를 휘감는다"


퇴근 후 현관문을 열자마자, 오늘의 후반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신발을 벗는 순간, 하루의 피로가 밀려오며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쌓인 피로 탓에 전두엽의 억제 기능이 약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그로 인해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예민해진다.     


마치 누군가 머릿속 스위치를 눌러서 "참을성"이라는 전구가 깜빡이며 꺼지는 것 같다. 주변의 사소한 문제들이 이제는 커다란 장애물처럼 느껴지고, 감정적으로 과민해진 나 자신을 본다. 마음속에서 조그만 목소리가 속삭인다. '좀 쉬고 싶지 않냐'라고. 하지만 그 목소리는 금세 묻혀버리고, 불안과 짜증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 애써 웃어 보이지만, 아이들은 이미 내 상태를 눈치챘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감정을 숨기고 싶다. 웃고 있는 내 얼굴이 유리처럼 깨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밀려온다.     


저녁을 먹고, 아이들의 할 일을 챙기다 보면 어느새 9시가 된다.

"잘 자야 내일 상쾌하게 보낼 수 있어", "일찍 자야 건강해진단다", "오늘은 아빠가 화내지 않고, 너희가 기분 좋게 잠들길 바란다." 나는 부드럽게, 논리적으로 말하며 아이들을 침실로 보낸다. 하지만 문을 닫자마자 다시 소리가 들린다.     


"나 물 마실래!", "더워!", "추워!", "화장실 가고 싶어!", "형이 나 때렸어!" 아이들은 각자의 불편함을 쏟아낸다. 그 순간, 내 안에서 끓는 물처럼 화가 서서히 올라온다. 끓기 직전의 주전자처럼, 마음속 어딘가에서 '쉬익'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처음엔 차분하게 달래 보지만, 결국 "그만하고 자!"라고 소리치며 매를 든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조용해진다.    

 

저녁 10시. 내게 남은 시간은 30분. 10시 30분을 넘기면 다음날 두통과 졸음으로 하루가 망가진다. 하지만 그 30분도 나를 위한 시간은 아니다. 화를 내고 난 뒤에도 속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가슴 깊숙이 쌓인 짜증이 뜨거운 감정으로 치밀어 오르고, 속으로 욕이 맴돈다. 요즘은 그 욕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마음속에 작은 폭풍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감정이 나를 잠식한다. 그 폭풍을 잠재우려 해도 힘겹다. 나도 앉아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영화를 보고 싶다. 하지만 이 시간은 '화' 속에 묻혀버려 진정한 쉼이 아니다. 마음을 달래기가 일이 되어버린다. 저녁 시간이 나에게는 고통스럽다.     


‘나도 쉬고 싶은 만큼 아이들도 놀고 싶겠지’라는 생각은 이해되지만, 왜 저녁만 되면 우리 모두 미치광이처럼 되는 걸까? 답은 이미 알고 있다. 잠이 필요하다.     


결국 방에 들어가 휴대폰을 든다. 그것마저도 짜증 난다. '왜 배터리가 10%밖에 안 남았지?', '내일 알람은 제대로 울릴까?' 그러다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눈을 감는다. 눈을 뜨면, 어제저녁 일이 없었던 것처럼 인자한 내 모습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나도 아이들처럼 잠들기 싫다.



자신을 돌보는 것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주변의 지원을 받는 것도 잊지 마세요. 부모로서의 역할은 쉽지 않지만, 자신을 너무 비판하지 않고, 작은 성취를 인정해 주세요.


작가가 그린그림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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