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의 추억

지금도 떠올리면 흐뭇한 기분이 드는 어린 날의 추억이랍니다.

by 오공부

저는 삼 남매 중 둘째입니다. 어릴 적 저희 삼 남매는 먹을 것으로 자주 싸웠어요. 새롭고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늘 자신의 몫을 지키기 위해 어른들께 정확히 삼분의 일로 나눠달라고 요구했었지요.

언니와 저는 각자의 몫을 아껴 먹으며 다음 날을 위해 남겨두곤 했는데, 남동생은 늘 제 몫을 다 먹고 우리 것을 몰래 먹어버렸어요. 어릴 땐 그게 왜 그렇게 싫고 화가 나던지요 ㅎㅎ

그러던 어느 날, (아마도 우리 삼 남매가 모두 초등학생일 때였을 거예요)

아빠가 퇴근길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 오셨는데, 무려 그 개수가 아홉 개였어요. 우리 삼 남매가 세 개씩 먹을 수 있도록, 한꺼번에 다 먹기엔 많아서 다음 날까지 먹을 수 있도록 계산된 숫자였어요. 어린 제가 봐도 너무 많은 양이라서 막 웃으면서 햄버거를 먹었던 기억이 나요.

지금도 떠올리면 흐뭇한 기분이 드는 어린 날의 추억이랍니다. (21.05.05)

삼남매와 햄버거 아홉 개 by 임진아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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