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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모인가 주인인가?

'나는 네 주인이 아니야.'라는 말 외에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by 오공부

지난 주말 막내와의 대화.



막내 : 엄마, 엄마 아빠를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나 : 뭐라고 부르는데?

막내 : 뭐였더라... 주인님? 그거랑 비슷한 건데...

나 : 부모님?

막내 : 어, 맞아. 부모님!

나 : '~님'으로 끝나고 세 글자라서 헷갈렸구나?

막내 : 음... 아니? 부모랑 주인이랑 같은 뜻이라서?


부모와 주인이 같은 뜻이라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 충격이었다.

'나는 네 주인이 아니야.'라는 말 외에 나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그동안 나는 어떤 행동을 해 왔을까?

나는 오늘 아침에도 아이가 입기 싫어하는 옷을 입혔다. 내 눈에 예뻐 보여서 샀지만 아이가 마음에 안 들어해서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혔다. 나는 부모인가 주인인가?



하루에도 몇 번씩 나오는 명령조의 말투는? 내 만족으로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재미있어하지 않는다고, 힘들어한다고 답답해하는 것은 어떤가?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나는 부모인가 주인인가?

나는 아이들의 주인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고 있었나? 아이에게 주인처럼 군 일들이 자꾸만 떠올라 부끄럽다.

내 마음대로 박물관 데리고 다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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