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마지막 책은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었다. 평범은 어디에나 있는 것 같기도, 어디에도 없는 환상 같기도 하다. 스스로에게 물어도 내가 평범한 인간인지 모르며, 특정 인물을 평범하다고 단정할 근거도 능력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집을 읽은 뒤 떠오른 단어는 어쩔 수 없이 '평범'이다.
'평범'은 간편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생략해서 하나로 묶기 곤란한 범주다. 'K-pop을 좋아하는 지방에 사는 십 대 청소년'에게 공통점이 고작 손가락 열개로 꼽을 정도라 한다면, 그 밖에 손가락, 발가락 개수를 넘어서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을 터. 아마도 죽는 날까지 평범의 모든 얼굴을 볼 수 없겠지만, 책으로나마 상상할 수 있다.
내가 다 알지 못하는 평범의 얼굴이 이 책에 모여있는 듯하다. 평범한 이들의 속내는 하나도 평범하지 않은, 내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광활한 우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