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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소년 Dec 31. 2018

2018 '락樂' 어워드

1년의 실패를 정리했습니다. 


제 이름 '이영락'에 들어가는 '락'에서 '떨어질' 락을 먼저 떠올리시나요? 어찌 저희 조부님께서 손자 이름에 떨어진다는 의미를 담으셨겠습니까? '물의 이름'이라는 다소 해석이 애매한 '락'을 변주하여 '떨어질 락'으로 바꿔 한 해 실패를 곱씹어 보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2017년을 마감하며 썼던 '2017 락 어워드'가 있습니다. 휴대폰 사진앨범에서 매달 기억에 남는 사진을 골라 이야기를 풀었던 글입니다. 올해 '락 어워드'는 조금 다른 콘셉트로 써보고 싶습니다.



2018년 1년 동안
이영락의 실패담입니다. 



조금은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브랜딩'이 중요한 요즘 시대에 '성과'를 정리하는 게 마땅할 수 있습니다. 이상하게 성과는 잘 기억나지만, 언제 어떤 일을 어떻게 실패했는지 떠올리기가 쉽지는 않네요. 어쩌면 굳이 기억하고 싶어, 제 머리가 알아서 지워(Delete) 버리는 지도... 


어떤 경우에는 '명백한 실패'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겁니다. 지금도 (저만 모르겠지만) 실패를 향해 진행 중인 것들도 있겠죠. 뭐라도 쓰고 싶은 2018년의 마지막 날 아침, 저는 제 스스로를 위한 글쓰기를 해야겠습니다. 






못다 한 '글쓰기' : 핑계





2017'락'어워드의 썼던 [에필로그]의 일부를 인용합니다. 



당연한 거였을 겁니다. 한 해를 돌아보니 ‘혼자’ 이뤄낸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 

지난 6월부터 시작한 브런치 글쓰기가 반년을 넘기며, 모두 32편의 글로 발행됐습니다. 혼자 무얼 해보고 써본 글은 없습니다. 누군가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니, 누군가와 무엇을 함께 해보니 결국 ‘글쓰기’로 이어졌습니다.


- 중략 -


저는 원래 규칙적인 삶을 좋아합니다. 그 속에 화려한 변주가 가능한 리듬을 담아내는 걸 더욱 좋아합니다. 그러고 보면, 2017년은 삶의 리듬이 올려진 오선지 위에서 ‘툭툭’ 튀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찾아낸 ‘또 다른 리듬’과 ‘새로운 변주 법’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1년이 대략 52주이니 주말작가(브런치 필명)는 52편의 글을 썼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43편의 글을 '브런치'에 발행했고,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올해 44번째 글이 될 겁니다. 핑계가 두 달의 공백을 만들어 버린 셈이죠. 2017년 6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해 매주 한 편의 글을 쓰겠다는 생각은 올해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44편의 글 가운데 15편은 제 업무적 글쓰기였던 '뉴미디어 관련' 글(매거진: 콘텐츠 실험일지)이었습니다. 글쓰기에 게으름이 들어가 '초심'을 잃었다고 할까요.


'누군가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니, 누군가와 무엇을 함께 해보니 결국 글쓰기로 이어졌습니다.'는 여전히 2019년에도 이어져야 할 저만의 글쓰기 방향성입니다. 






못다 한 약속 : 조기운동회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함께 운동할래요?' 하고 청하면, 십중팔구는 "네! 토요일 아침 7시요?"라고 되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힘든 시간이죠. 불타는 금요일을 보내지 않았더라도, 한 주의 피로가 켜켜이 쌓여 절정에 다다른 시간이 바로 이때입니다. 



SNS에 비치는 제 모습은 마치 '운동 중독자'인 듯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많은 분들이 "운동 정말 열심히 하시더군요. 그러니 이렇게..." 이런 말들을 해주십니다. 매번 부끄럽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땀을 흠뻑 쏟아 보고 싶은 마음을 유지하기도 힘들기에 그렇습니다.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관종'(관심 종자)의 심리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수련하듯 몸을 쓰자'는 제 나름의 운동 정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일종의 '개인적 캠페인'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것도 날이 추워지니 '매주 토요일 아침 7시'는 '격주'가 되고, '한 달에 한 번'으로 급격히 느슨해져 버렸습니다. 함께 운동하던 분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되니, 제 스스로에게 던진 약속이 이번에도 공허해져 버렸습니다. 


'조기운동회'는 이런 아쉬움을 남겼으니 2019년도 계속되어야 할 이유를 찾았습니다. 내년으로 너무 많은 짐을 넘기는 것 같아 연말 마음이 조금 무겁네요. 






오늘 마무리해 볼 생각으로 쓰기 시작했건만, 연말 쓰나미처럼 몰려온 일을 처리하느라 1시간 10분 앞으로 다가온 2019년을 목전에 두고 글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남은 몇 분이라도 치열하게 2018년의 실패를 곱씹어 봐야겠습니다. 



밋밋한 실패들 덕분에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니, 떠오르는 단어는 '밋밋했네'였습니다. 나름의 성취들 사이에 작은 실패들이 여럿 보이더군요. 큰 실패는 결코 감내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 그런 데서 뼈저리게 배우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밋밋한 실패들' 사이에서 크게 배운 게 없는 2018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실패는 누가 뭐래도 두려운 일입니다. 나이 들수록 작은 고꾸라짐도 치명적으로 느껴집니다. 망신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장담하건대, 작은 실패들 덕분에 큰 절망을 피해 갔을 겁니다. 또 작은 실패들 덕분에 적당한 성취감도 함께 했을 겁니다. 


욕심부리지 않고 2019년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실패도 많이 하면서, 적당한 성취감을 꾸준히 느끼며 살고 싶은 마음, 이해되시나요? 


2018년 12월 31일 밤 11시 11분 

내일로 넘겨서는 안 될 이 글을 서둘러 마무리합니다. 





- 주말작가 씀 - 





<about 주말작가>

*주말작가: 이영락의 브런치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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