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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지기 Jul 12. 2024

투자 심리 해부학 41~50

돈과 심리에 관한 독백 (경험적 통찰) 


41.

생각으로 물타기를 잘못하면 깊은 물에 빠져 물귀신 되고, 불타기를 잘못하면 불에 타 죽는다. 내 마음이 눈이 보고 싶다고 해도 여름에는 눈을 볼 수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려가겠지.’ ‘올라가겠지.’ 생각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내 마음일 뿐이다. 오로라를 보러 비싼 돈을 들여서 해외로 가도 오로라가 그때 그곳에 없으면 못 보듯이 늘 시장에 순종해야 한다. 시장은 대자연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고, 그 안에서 우리는 자세히 보아도 보이지 않는, 너무나도 작아서 없다고 보아도 무관한 점에 불과하다.          




42.

비워야 채워진다. 이미 보여준 중간진입(욕심, 집착)은 보내버리고, 재차 보여주는 자리에서 초기진입만 해야 한다. 중간에 따라다니다 방향성을 잃어버리면 요행을 바랄 수밖에 없다. 버스, 비행기 시간처럼 시장도 각자가 올라타야 할 시간 ‘타이밍’이 있다. 미리 타고 있으면 항상 마음고생하게 되므로, 출발하기 전에 탑승하는 내공을 키워야 한다.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나 비행기가 오지 않으면(눌림이나 반등이 없으면)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것처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보내고 또 보낼 줄 알아야 한다.           




43.

바둑에서는 ‘악수는 악수를 부른다.’ ‘포도송이를 만들지 마라.’ ‘회돌이를 당하지 마라.’ 한다. 손실 이후 마음이 급해지면 박스권에서 왕창 털리고, 양 귀싸대기 맞기 십상이다. 절대 손절을 빼고 역매매 하면서 손실을 키워서는 안 된다. 인간의 심리는 손실이 적을 때에는 자를 수 있지만, 커질수록 더욱 자르지 못하게 된다.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끝장을 보려 하면 시장은 정말 강력한 추세로 끝장을 본다.          




44.

시장은 언제나 등락하고 있었고, 어리석은 사람은 늘 방향을 찾고 있었다. 늘 엇박자였다. 자리를 잡으면 강하게 등락하고, 의미 있는 자리에서 ‘멈칫’하면서 ‘잠깐’을 보여준다. ‘멈칫’과 ‘멈칫’ 사이에서 자리를 찾아야 한다. 방향을 잃고, ‘욕심’과 ‘집착’을 부리다가는 시장의 등락에 깔려 죽는다. 현상대로 객관화시키고, 실력을 쌓아서 현상 그대로 등락하는 파동을 있는 그대로 따라야 한다. 시장은 생각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곳임에도 시장에 머무는 투자자는 생각의 동물이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생각하는 동물’에게서 생각을 떼어내는 과정이 지독히 어렵겠지만, 그것 외에는 길이 없다. 마음이 급하면 급할수록 시장은 내 마음대로 가지 않고 더욱 약을 올린다. 마음이 편해야 흐름이 조금씩 선명하게 보인다. 손실은 성장통이다. 맞으면서 맷집을 키워야 한다. 깨지면서 깨칠 수밖에 없다.          




45.

투자에 있어 기다림이란 마치 정거장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놓치면 다음 기차를 기다리면 된다. 기차가 철로를 따라 달리듯이 시장은 단지 영원히 등락할 것이다. 초기진입이 안 되면 등락하는 파동에 압사당하기 일쑤이기에 짧거나 안 해야 한다. 원칙으로 정한 역에서 기차를 놓치면 다음 기차를 기다리면 된다. 파동은 단지 등락할 뿐이기에 기다리면 진입점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시장은 돈이 많은 큰돈이 등락을 조절하면서 돈이 적은 개미로부터 뺏어가는 구조가 아닐까? 돈 많은 큰돈은 방향으로 개미를 죽이는 게 아니라, 성급한 사람부터 붙이고 떨 주면서 등락으로 퇴출한다.           




46.

시장은 원칙으로 정한 선의 미학·봉의 예술 그리고 지지·저항의 미학·눌림·반등의 예술이고, 기다림의 미학·대응의 예술 그리고 느림의 미학·멈춤의 예술이다. ‘넌 할 수 있어! 누구나 할 수 있어! 기다려서 초기진입하고, 큰 파도를 탈 수 있어! 기다려서 청산할 수 있고 시장에 맡길 수 있어!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마! 어려워질 거야! 애매하고 어려울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쉬워질 거야!’ 따라가면 붙여놓고 반대로 가는 게, 강하게 꼬리를 만드는 게 파동이기에 따라가는 곳곳이 포위망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돈을 버는 것도 때가 있고, 쉬운 파동이 나오는 것도 때가 있는 법이고, 기다리면 반드시 때를 만나게 된다. 따라다닐 게 아니라 눌림과 반등의 끝자락에 있는 ‘원칙으로 정한 정거장’에서 올라타야 한다.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고 때가 있는 법이다.          




47.

‘오늘은 매수겠지.’ ‘오늘은 매도겠지.’ 생각으로 매매하지만 않으면 된다. (이게 뇌동이고, 뇌동과 추격만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잃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생각을 내려놓으면 흐름대로 상승 파동이 나오면 매수하고, 하락 파동이 나오면 매도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무아지경(無我之境)이다. 시간이 지나 초보티를 벗고 신세계에 접어들게 되면 한 번 더 고비가 온다. 자꾸만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마음과 머리와 손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던져야 하는 자리에서 욕심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싸움에 빠지게 된다. 그 싸움에서 또다시 이기면 손실이 많이 나지 않게 되고 설령 손실이어도 두렵지 않게 된다. 흐름대로 매매하면 얼마든지 수익으로 전환하는 자리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아우토반을 달리라고 하는데도 달리지를 못한다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고 간이 작다는 의미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는 끝에 깨달음이 온다. 특별해서, 잘 나서, 똑똑해서가 아니고, 있는 그대로 자르고, 진입하고, 챙기고 진입하고를 기계적으로 할 수 있는 경지에 가면 상수가 된다.      

     



48.

‘보내면 보인다.’ ‘깨달음은 종이 한 장 너머에 있다.’ 항상 곧은 심지로 기준이 명확하면 된다. 시장은 흔들기가 주특기이므로, 욕심 참고 기다리면 흐름이 보인다. 깨달으면 별것 아닌데! 지금부터라도 성급하게 진입하지 않고, 내려갈 것 같으니까 따라가는 이런 매매만 안 하면 된다. 심리만 크게 무너지지 않으면 큰 손실은 없다. 하지만 돈과 심리가 동일선상에 놓이게 되면 기다림이 너무너무 힘들다. 이 기다림이 깨달음의 종이 한 장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진입 안 하면 자신만 두고 갈 것 같고, 또 실제로 가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까 어떻게든 수익을 내고 싶어 생각으로 진입해서는 안 된다. 깨닫기 전에 두려움과 실수 등 이것저것 많이 하니까 더 힘들어지게 된다. 기준에서 보여주는 마디를 편하게 먹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등락을 보면서 내 그릇만큼의 마디를 취하면서 성장하면 된다.        

  



49.

투자자의 눈에 더 갈 것 같이 보이는 가격은 허상이다. 큰돈 관점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손실을 보고 나가야 한다. 따라 붙여야 하고, 떨 주어야 한다. 데려가면 등락의 마지막 단계에서 받아줄 사람이 없게 되므로 떨 주고 가고, 가고 난 이후에는 따라 붙여놓고 반대로 가는 게 시장의 구조다. 파동을 확실히 그릴 줄 알고, 흐름을 꿰뚫고 매매해야지 늘 쫓기면서 매매하게 되면 보이던 흐름도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돈에 쫓길수록 객관적인 시야가 좁아지면서 따라다니게 되고, 따라가서 수익을 내더라도 짧은 수익을 내게 되고, 그렇게 망가지게 된다. 지금 당장 수익에 연연하지 말고, 손실 나지 않는 게 돈 버는 것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50.

인생도 파동도 단순하다. ‘시간은 흐른다’라는 단순함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파고들면 들수록 어려워지고, 단순하게 반복해야 오히려 쉽게 할 수 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 이격이 나고, 이격을 메우고, 시세가 나고 박스를 접을 뿐이다. 선들의 지지·저항은 하나이지만, 만 번을 보아도 매번 달라서 틀에 갇혀서는 다람쥐 쳇바퀴밖에 되지 않는다. 하나 안에서 단순해야 하고, 유연해야 하고, 자유로워야 한다. 그것을 무아지경(無我之境)이라 한다. 무아지경이란 이격이 나고 이격을 메우는 단순함을 보고 기계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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