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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지기 Jul 12. 2024

투자 심리 해부학 51 ~ 60

돈과 심리에 관한 독백 (경험적 통찰)

51.

막다른 길에서 차 두 대가 맞닥뜨리면 누군가는 비켜주어야 한다. 근데 그 막다른 길만 벗어나면 아우토반이 있는 걸 알고 있다면 어찌해야 하겠는가? 골목길에서는 차가 빨리 달릴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유턴도 못 하는데 거기서 낑낑대고 있어 봐야 내 차만 박살 난다(심리만 너덜너덜해진다). 그렇게 하면 본인만 손해다. 조금만 기다리면 큰 도로가 나오니까 양보하면 되는데 그 좁은 길에서 몸부림을 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결국 시장이 가지 않으면 손실 나지 않는 매매를 하다가 4차선 도로를 만났을 때 눈 한 번 살포시 감고 달려보면 된다. 이게 바로 추세 순응 매매다. 막다른 길은 내가 비켜야지 시장보고 비키라고 하니까, 늘 문제가 되고 묵사발이 되는 것이다. 박스 흐름은 골목길에서 조폭을 만난 자리라고 보면 된다. 초기진입이 좋다면 분할 청산하고 기다려보는 자리다. 적은 손실로 양보해야, 돈이 적은 내가 양보해야 사고가 나지 않는다.           



52.

심각한 좌절이나 실패를 겪고도 한 번 더 시도한다는 질문에 평범한 사람들은 10%만 다시 한다고 얘기하고,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80%가 시도한다고 대답했다. 그만큼 실패에 대한 신념이 필요하다. 실패 없는 성공은 드물다. 그 신념이란 무언가 특별한 것을 성취하거나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마다 실패가 그 토대이고, 실패가 뜻밖의 교훈을 가져다주면서 ‘이게 뭐지.’ 할 때 가질 수 있는 확신이다. 투자한다는 건 장사하는 것과 흡사하다. 시장이 좋아야 수익이 커지는 것이고, 시장이 안 좋으면 개시도 못 할 수도 있다. 그저 흐름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받아들이고,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고, 바람 불 때 연 날리면 된다. 돈이란 놈도 여유 있는 사람을 좋아하기에 덤덤하게 기다리다 얄밉게 매매해야 돈이 따라온다. 돈이란 놈도 가진 사람이 여유롭고 덤덤해야 그 사람 품에서 포근함을 느끼고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는 법이다.       


   



53.

나는 앞으로 닥칠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해 한동안 생각해 봤지만, 더 잘 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생각이 점점 커지면서 걱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조심하면서 천천히 해나가면 되리라. <천상의 예언 – 제임스 레드필드> 생각이 두려움을 낫는다. 두려움도 생각이다. 흐름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고, 대응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고, 현재의 수익에 집착하게 되므로 두려운 것이다. ‘손실로 마무리될 것 같은 두려움’ ‘수익이 줄 것만 같은 두려움’ 온전히 생각이다. 100%는 없다. 손실이 나든, 이익이 줄 건, 본전에 나오건 그건 시장 마음이다. 내가 걱정하고 두려워해도 바뀌는 것은 없고, 흐름대로 하든지, 안 하든지 둘 중 하나의 선택지만이 존재한다.           




54.

진짜 가지 않을 거라면 갈 것처럼 붙일 것이고, 진짜 갈 거라면 떨 주기 위해 애를 쓸 것이다. 내게 수익을 주는 것은 고마운 시장이고, 손실이 나는 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니 ‘성급함’ ‘미숙함’을 확인하고 정진하면 된다. 자신이 능력을 쌓으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 돈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심리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게 실력이다. 시장이 흔들흔들할 때는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깝다가 아니라 따라가지 않음에 안도해야 한다. 강하다는 것은 언제든지 강하게 되치기 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동은 절대 그냥 주지 않는다. 흔들고 흔들다가 마침내 주는 경우가 태반이므로 투자자는 기준을 잡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박스 흐름에서는 생각을 안 해야 한다. 생각과 동시에 마치 당장 갈 것처럼 보이게 되고 따라다니게 된다.       

   



55.

마음이 초조하고 산만해지면 그냥 쉬어라. 저항에 저항으로 대응하려고 애쓰지 마라. 우리의 마음은 함부로 명령할 때보다는 편안하게 지시할 때 더욱 잘 반응한다. 그다음엔 허벅지에 손을 가볍게 얹어놓고, 산만한 마음에 단호하지만 고요하게 10분만 문밖에서 기다려달라고 타이른다. <치유의 글쓰기 – 루이즈 디살보> ‘어떻게 되겠지.’ ‘저점이겠지.’ ‘고점이겠지.’ ‘맞겠지.’ ‘들어갈걸.’ ‘더 가지고 있을걸.’ ‘청산할걸.’ 지껄이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지지가 되고 있어도 ‘바뀔 수 있다는 생각’ 이것이 문제다. ‘올라갈 것 같아서’와 ‘흐름이 보여주어서’라는 말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던질걸, 버틸걸, 하지 말걸’ 이러한 생각이 실패하는 이유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는 것이다.         




56. 

자신이 물이고 바람이어야 돈이 따라온다. 한 번에 편안한 큰 수익을 기대하고 무작정 오래 보유하고 있으면 그 시간만큼 심리가 무너지고 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시장은 등락할 뿐이다. 마디를 취해야 편안한 이유가 이것이다. 마음속의 과거의 잘못된 습관의 ‘때’를 벗어야 비로소 돈을 벌 수 있는 ‘때’를 만나게 된다. 시세를 준 이후 조정 구간에서 손실이 제일 많이 난다. 중간진입하게 되고, 이 자리부터는 쉽게 보여주지 않으므로 방심하게 되고 따라붙게 되지만 절대 쉽게 가지 않고 엄청 약을 올리게 된다. 이러한 흐름을 알고 대응하는 능력이 실력의 거의 전부다. 투자는 가는 말의 초입부에서 올라타야 확률이 높다.        

  



57.

바둑에서는 ‘비틀거리는 행마를 하지 마라.’ ‘무리수를 두지 마라.’ 한다. 추격은 대표적인 비틀거림이고 무리수다. 따라다니면서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매매와 중간 진입점을 망각하고 그 자리에서 욕심을 부리는 어리석은 매매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장의 흔들림에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면 기필코 감정이 엉키게 되고 뇌동으로 흐르게 된다. 따라다니면서 조급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면 기필코 발걸음이 엉키게 되고 그려지던 파동은 사라지게 된다.       

   



58.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는 힘이 중요하다. 무슨 일을 하든지 중간에 포기하는 일 없이 될 때까지 끝까지 해라. 세상에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 문용식> 배움과 실천의 경계에서의 투쟁은 창조를 낳고 그 창조가 성공을 담보한다. 실천은 내공을 낳고, 감각을 낳고, 통찰력을 낳는다. 호기심을 가지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모험심과 용기로 실천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기다려서 진입하고, 초기진입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기다리고 대응하는 것이 즐거워야 하고, 즐겨야 수익은 따라온다.          




59.

진정한 자신을 찾고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진실성과 성실성이 토대가 되어야 한다. 실천되지 않는 지식은 쓰레기에 불과하다. 오히려 자신에게 향하는 독화살이 된다. 쉬움을 추구하면서 다름을 꿈꾸는 자는 미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생각대로 하기는 쉽고, 자제하기는 어렵다. 조급하기는 쉽고, 기다리기는 어렵다. 기도하기는 쉽고, 대응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쉬움을 다수의 인간은 자연스럽게 선택한다. 흐름대로 대응하는 그들을 성숙한 사람이라 부른다. 따라가기는 쉽고, 보여주었을 때 하기는 쉽다. 쉬움 안에는 답이 없다. 남들이 가는 쉬운 길에는 성공이 산삼을 캐는 것처럼 드물다. 남들이 가지 못하는 기다림과 대응이란 어려운 길에는 성공이 흔하다. 다르면서도 비슷하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이 파동이다. 즉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복잡함을 올바르게 다룰 수 있는 유일함은 단순함의 반복이다.          

 



60.

시장에 머문다는 것 자체가 인간의 본성을 거슬러야(추세를 추종해야 한다는 것과 손실의 고통을 짧게 끊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익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 하기에 대부분 인간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므로 시장에서는 기법보다도 인간의 본성을 거슬리는 심리가 관건이 된다. 짧은 손실이란 고깃덩어리를 들고 호랑이굴로 들어가서 이익을 얻고 나오거나, 호랑이를 만나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호랑이에게 고깃덩어리를 던져주고 나와야 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고깃덩어리를 던져주고도 욕심을 부리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코마 상태’나 ‘심리 붕괴’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인간이 죽음이란 위험을 매일 안고 사는 것처럼, 시장에 머무는 동안은 욕심과 집착이라는 기본 본성으로 인해 누구든지, 언제든지 예외 없이 ‘도박적 사고’ ‘심리 붕괴’의 위험을 매일 안고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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