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젊은 작가] <달고 차가운>과 함께

by 서성


P.182
나는 이런 방식으로 너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 된 거야.


불행은 부드럽고, 달고, 차갑다. 그는 행복으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했기 때문에 불행하다. 부드럽고 단단한 것은 공존한다. 단 것이 있다면 쓴 것이 있고, 따뜻했다면 차가워진다.


나는 '치이강설, 설이유존'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치아처럼 단단한 것이 아니라 혀처럼 부드러운 것이다. 부드러운 것의 생명력과 연약함은 가끔 소름끼친다. 이 소설은 아주 부드럽다.


<달고 차가운>의 주인공은 살인마가 된 재수생이다. 각자 자아를 살인하던 학창시절이 있는 우리에게는 그야말로 구미가 확 당기는 소재이다.


누군가를 부드럽게 살해하며 시작하는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반복적으로 교차시키며 점점 깊은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 중, 소설을 이끄는 주인공, 강지용의 치이강설은 볼만하다. 어찌 보면 (사실 나에게는 확실히)비호감인 음침한 자아와의 동행은 불쾌했지만, 종착지에 이르자 차가운 겨울처럼 명쾌해진다.


그건 아마 오현종 작가의 알 수 없이 매혹적인 역량으로부터 파생되었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궁금해져 검색창에 치자 나온 첫 번째 인터뷰에서 그를 조금 발췌해 보았다.


우리 내부의 어둠을 완전히 몰아낼 수는 없지만, 어둠을 직시한다면 빛을 얻어올 의지를 낼 수 있겠지요. -오현종 작가


나와 당신과 우리와 세계가 모순덩어리라는 것은 언제나 명확하다. 부드럽고 단단한 것은 공존한다. 단 것이 있다면 쓴 것이 있고, 따뜻했다면 차가워진다.

어둠은 빛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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