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의 인물 분석을 중심으로 / 현대소설론 기말 보고서
모순矛盾은 창과 방패라는 뜻이다. 이해할 수 없는, 역설과 비슷한 뜻을 가진 이 개념은 우리 삶에 모호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에 대한 질문이자 대답을 문학으로써 던지는 작가가 있다. 연작 소설 <원미동 사람들>로도 유명한 작가, 양귀자이다. 양귀자는 이에 대한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 이 말들의 관계에 대해 작가 노트에서 밝힌 바는 이렇다. ‘주제에 관한 내 마음의 무늬였다.’ 너무나 가깝고 먼 개념들에 대하여, 양귀자 작가는 대답하고 싶었고, 비로소 안진진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처음부터 제목이 <모순>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무척이나 ‘구체적인 현실’을 다루면서 그러한 추상적인 제목을 붙이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졌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결국 우리의 삶은 모두 ‘모순투성이’라고 덧붙이며, 당신을 위로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는 말로 작가 노트는 마무리된다.
왜 당신의 삶이 모순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위로가 될까?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는 인물이 지닌 모순, 인물이 행하는 모순에 1차원적 흥미를 가졌다. 결코 이 소설의 전체 주제가 모순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선명하고 구체적인 인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서사가 인물들의 행위 자체를 설명하기 위함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해보면 인물들이 그토록 구체성을 가졌던 이유는 우리의 삶이라는 더 큰 주제를 설명해내기 위함이었다. 안진진에게, 이모에게, 아버지에게, 이 내밀한 인물들에게 공감하며 종내에 모순의 의미, 삶 속 모순의 기능에 대한 충격을 이끌어내려는 의도였다고 생각이 든다. 모순이라는 이 불확실한 언어를 독자가 자신의 삶에 인정하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1998년 처음 출간된 양귀자 작가의 장편소설 <모순>은 서술상황이나 공간, 시간에 특별한 기교나 장치를 두기보다는 인물과 사건에 깊게 집중하는 작품이다.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반발하면서도 어느샌가 수긍할 것 같은 스물다섯 살의 안진진이 자신의 삶과 주변의 삶, 그리고 결혼이라는 결정을 탐구하는 1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과정에서 등장하는 소설의 인물을 소개하자면, 이 인물들은 서로 간에 소설적 우연성으로 인해 깊은 상관관계를 지닌, 즉 쌍을 이루는 인물상을 보여준다. 창과 방패라는, 어긋나 맞지 않는 이 관계를 보여주기 위함일까, 안진진 주변의 인물은, 심지어 안진진조차도 누군가와 대비, 혹은 유사 관계를 이룬다. 이 대비와 유사의 시발점에는 ‘어머니와 이모’가 있다. 일란성 쌍둥이인 두 사람은 결혼을 계기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는 대조적 인물이다. 이 두 사람을 시초로 제공되는 본질적 유사와 필연적 대비를 지닌 인물들은 각자의 관계를 이루며 안진진이 행하는 삶의 고찰에 투입된다.
소설이 그려내는 모순은 이 대비와 유사 관계에서 오는 것일까? 양극단의 인물, 양극단의 선택, 그리고 유사하면서도 다른 선택과 행동, 그 자체가 모순인지, 유사와 대비는 모순의 이름 아래 어떠한 관계인지 대비와 유사, 그리고 통합의 관점에서 소설이 설명하는 모순을 이해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