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남에게 보여주는 운동은 하지 않습니다

20대의 화려함보다 지금의 담백한 땀방울이 좋은 이유

by 리치블라썸


제20대의 운동을 돌이켜보면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요. 그때의 나는 건강보다는 날씬한 몸매가 더 중요했고, 예쁜 옷을 입기 위해 운동을 했거든요. 운동을 하면서도 정작 내 몸의 상태나 마음은 잘 돌아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신 그 몸을 바라볼 누군가의 시선을 먼저 떠올렸죠.


요가와 필라테스, 프리다이빙, 수영, 러닝, 헬스까지. 참 이것저것 많이도 배웠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운동의 종류보다 더 또렷하게 기억나는 건, 늘 바깥을 향해 있던 제 시선이에요. 숨이 차오르는 순간보다 운동복과 소품, 그리고 운동 중 찍은 사진이 더 신경 쓰였어요. 운동이 끝난 뒤보다, 인스타그램 피드 속 운동하는 내 모습이 먼저 중요했던 시절이었던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썼을까 싶다가도, 그때의 나에겐 그게 최선이었겠단 생각도 들어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드는 유일한 이유였을지도 모르니까요.


운동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두 아이를 낳고 나서야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하루를 버티듯 보내고, 겨우 짬을 내어 운동화를 신는 지금이 되어서야 말이에요.


이제는 삶을 조금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 그리고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밝은 에너지를 전해주고 싶어서 운동을 합니다. 여전히 현관문 앞에서는 마음이 무거워요. 정말 나가기 싫은 날도 많고요. 그래도 일단 운동복을 입고 문을 열어봅니다.


신기하게도 그 무거운 한 걸음이 두 걸음이 되고, 어느새 저는 땀을 흘리며 뛰고 있더라고요.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 몸 전체에 기분 좋은 열기가 남아 있어요. ‘오늘도 해냈다’는 작은 확신이, 하루를 버텨낸 나를 조용히 다독여주는 느낌이 들고요.


보여주기 위해 화려하게 애썼던 20대의 운동과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의 담백한 운동은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는 더 이상 예전처럼 보이기 위한 운동을 하지 않아요. 이제야 비로소, 오직 나 자신을 위해 운동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살리기 위해 운동화를 신는다는 이 감각을, 오랫동안 붙잡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