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늙어간다는 것에 대하여
평생 일을 해왔다.
너무 부지런해서, 오히려 그게 문제일 정도였다.
쉼을 모르고 지낸 세월이
그를 지금의 모습으로 데려왔다.
가만히 쉬는 법을 모른다.
집에 있는 시간이 오히려 고역일 거라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병원에 다녀오고, 운동을 하고,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와도
여전히 시간이 남는 사람이다.
요즘은 말수도 부쩍 줄었다.
집에 돌아오면
“고생했네.”
그 한마디를 건네고는
방으로 들어가 곧바로 눕는다.
힘들어 보인다.
말로 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말한다.
30년 넘게
우리는 함께 출근했고, 함께 퇴근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서로의 뒷모습으로 확인하던 시간들.
말이 없어도
그날이 어땠는지 알 수 있었던 날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각자 견디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는 게
더 선명하게 보인다.
같은 시간을 살아왔지만
몸이 받아들이는 무게는
조금씩 달라진다.
요즘의 나는 머릿속이 복잡하다.
머리로는
비워야 한다, 내려놓아야 한다고
수없이 되뇌지만
마음은 여러 곳으로 흩어져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일은 어떨까,
저런 일은 또 어떨까.
나이 들수록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는데
아직은 젊은가 보다.
생각이 좀처럼 쉬질 않는다.
요즘은
15분 동안 쉬지 않고
무언가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것도 이런저런 일들 중 하나일 뿐이지만
모든 걸 멈추고
글만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그려본다.
고개를 살레살레 흔든다.
그렇지, 쉽지 않겠지.
그래서 다시
현실적인 방법을 궁리한다.
연금도 없고,
모아 둔 것도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이게 그래도
지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새로운 걸 하나 시작한다는 게
이 나이 되어
이렇게 쉽지 않다는 걸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블로그 광고 대행 같은 일을 해도
지역 사회에서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내 여건에 맞춰
할 수 있을 법한 일들이
울쑥불쑥 떠오른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조금 급해진다.
뭔가 변화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결정은 쉽게 나지 않는다.
집에서 힘들어하는
남편의 모습을 본다.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