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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성일 Oct 24. 2021

동시를 아이들과 함께!

1 봄

1 거북이와 토끼

무거운 짐 지고 가는 거북이를 본 토끼가 ‘힘들겠다!’ 측은한 말에 거북이가 대답해요.

“짐이 아니고 집이야! 난 집을 사려고 빨리 뛰어야 하는 너희가 가여워! 빨리 뛰면 소중한 것을 볼 없어. 노동자의 굵직한 땀방울, 리어카 끄는 할머니의 폐지 무게, 가난한 아파트의 가는 실금과 저들을 위해 슬피 우는 별들의 눈물도 볼 수 없어.”

거북이의 말에 토끼가 ‘펑펑’ 울자 거북이가 빨간약을 토끼 눈에 발라 주었어요.  


2 씨앗

밤하늘의 별이 되려고 

슝!  

하늘로 

하늘로  

올라갈 줄 알았는데 

-이런!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자 

“모르겠다! 지상의 별이 되자.”

별꽃이 되었어요.


3 사람 놀이

천장 가로수가  

하나, 둘 켜지자

벽지 산속 동물들이 내려와서  

치우지 않은 장난감으로 놀아요. 


토끼는 로봇으로        

오소리는 게임기로  

곰은 블록 쌓기를 하며 

하하! 호호! 

웃는 놀이하는 모습을 

참새 할머니가 

소나무 가지에 앉아서

미소로 보아요.


4 나도 아인데

동생은 좋겠다. 


할머니가 불러도

응!

엄마가 불러도

응!

아빠가 불러도  

응! 

그런데도 미소를 지어요. 


내가 

응!

대답하면 

콕, 

알밤을 주시는데.


5 지구 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로   

드르릉 쿨쿨! 

드르릉 쿨쿨!

별들과 얘기하며 

내일로 여행했어요. 


알록달록한 가을 단풍 

맑고 푸른 하늘     

황금으로 물든 풍성한 논을

구경하면서요. 


그러는 사이 

내일이 가까워졌어요.


6 온라인 설날

혼자 계신 엄마에게

세배를 했어요.


안 본 사이 더 풍성해진  

흰 머리칼이 화면을 뚫고

나를 콕 찌르자

눈물이 핑 났어요.


그런 나를 웃기시려고 

엄마가 말해요.

-계좌로 세배 돈 부칠게.

엄마의 개그에  

엷은 미소가 나왔어요.   


7 다이빙 선수 이슬

새벽에 풀잎 

다이빙대에서 

우물쭈물하는 

이슬을 보자 

심장이 

쿵쾅! 쿵쾅! 

어쩌지! 

어쩌지!

조금 있으면

감독 해님이 불같이 화낼 텐데.

선수 자격 뺏길 텐데. 


모르겠다!

풀잎을 살짝 건드리자.


8 이제 외롭지 않아요.

넓은 운동장에

혼자 있는 축구공 

나와 같아서

뻥! 뻥! 

같이 노는데 

갑작스레 나타난 강아지의

꼬리를 흔드는 애교에

뻥! 발로 찬 축구공

물어오는 놀이로 바꿨어요.  


9 아빠, 힘내세요!

공사판에서 

돌아오신 아빠

요로용 뽕!

주문으로  

나의 팔은 실로폰 채로 

아빠의 등은 실로폰으로 

변하게 하여   

동, 동, 동  

-아빠, 힘내세요!

연주케 하자

아빠 등의 푸른 멍이 

사라졌어요.


10 조금만 

빗방울 알람이 

똑, 똑, 

강아지를 깨우자


살랑살랑

딸랑 딸랑 

애교 부리며  

조금만! 조금만!

쿨, 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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