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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성일 Oct 24. 2021

동시를 아이들과 함께!

2화 여름

11 장갑의 큰 사랑

추워!

추워!

겨울바람으로 

오들오들 떠는 손이   

뭉툭한 장갑을 

 흘깃흘깃 보자 

장갑이 느린 목소리로 

-그동안 외롭게 하다가 필요하면.

삐죽이다가도, 

그래도 손이 가여워서 슬며시 

-따뜻하게 해 줄게.

작은 소리로 말해요.


12 죄!

18원이 이웃 밭에 

c, c, c를 

꼭꼭, 

심었더니 

가시덩굴이 되어 

 이웃의 눈에 눈물 흘리게 했어요.

그러자 해님은 착하다며 

18원에게 180원으로  돌려줬어요,  


13 겨울

개울 속 붕어빵 


영이도 잡고 

철수도 잡고 

수정이도 잡고 


아줌마가 

아이들 따뜻하라고 풀어놓은 

붕어빵, 잡느라고

영이 철수 수정은   

추위를 잊었어요. 


14 월급날

월세, 식비, 공과금,

조폭들에게

동그라미를 뺏겨서 

늘 울상이던

지갑도

단, 하루 웃지.


15 삼한 사온 

겨울은 하나님보다 센가 보다.


삼 일간 

후~

후~   

찬바람으로 

하나님의 손을 시리게 하여서

따뜻하게 하려고 

호~

호~

나흘 동안 

입김을 부시니까.


16 거울 보며

곱슬머리고 짱 구면서!

주근깨 못생긴 게!

딸기코 술주정뱅이!

이가 삐죽삐죽 괴물! 

뚱뚱보 돼지!  

콧구멍에 항공모함이 들어가겠다!


입들이 다투자

엄마가 싸늘하게 화낸다.

-성형수술해줄게!


17 영원히 

겨울 하고만 노는 

고드름을 보며 

왜 다른 계절과는     

안 놀지.   

? 가 되는 처마 

그러나

겨울 가자 찾아온

 봄, 여름, 가을과의 놀이로  

새까맣게 잊은 처마의 눈 

! 는 못 되겠다.


18 사과나무와 엄마 풀잎

어른 나무 아래에 

허리 굽은 엄마 풀잎 있어요.  


엄마 풀잎은 

밤에는 별빛을 

낮에는 해님을 훌뿌려서   

아기 씨앗을 사과나무가 되게 했어요.


그러자  

엄마 풀잎은

잘 커줘서 고맙다며 

울창한 나무를 보면서 

매일매일 

이슬을 맺고 떨어뜨려요.


19 마음

뭉쳐진 털실아!

네가 한 올 한 올 풀리어서 

코바늘로 한 코 한 코 짜여 

장갑, 모자, 옷으로 변신하여

추위로 덜 덜 떠는 

나를 따뜻이 해다오.


20 내가 죽겠다.

두더지들 경쾌한 

음악소리 홀리어  

쑥, 쑥 내민 머리

망치로 딱, 딱 때렸어요.

그러자

-아야! 하고 쏙, 쏙 숨었지만. 

금방 잊고서 머리를 내밀어요.  


그 모습에 화난 나    

계속하여 때렸는데

그런데도 올라오는 

두더지 머리들  

-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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