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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성일 Oct 24. 2021

동시를 아이들과 함께!

3화 가을

21 엄마와 아기 

큰 팔은 크게 

작은 팔은 작게 

벌려서 

다른 사랑을 주지만 

바람이 얼굴을 간질이자

깔, 깔, 깔

웃음소리가 같아졌어요.   


22 소나기

남몰래 

우산 쓰고

숨죽여 우는데


어디 선가 

톡, 톡   


누구니?

묻자

-난 빗방울이야!

 맘껏 울어!

 그래서 소리 높여 울었어요.


23 사진

몰래 마음에서 꺼내어

얼굴을 보자 

가슴이 쿵쾅, 쿵쾅

한참 진정시키고  

장미를 몰래 주고 떠났는데

조금 있다가,

☼가 그려진 

발신인 없는 

편지 한 통 왔어요.  

누가 보았을까요.


24 시험 날 

엄마가 잔소리한다.

꼼꼼히 읽고 

깊게 생각하고 풀고서 

풀은 문제는 한 번 더 보고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는 건너뛰고 

아! 이름 쓰는 거 잊지 마! 

알았지!      

-그럼, 엄마가 해!


25 같은 해인데

앞집 아줌마는

오늘도 붐비는 지하철로 

수정이 등교시키라고 

떠들고 


뒷집 아줌마에게는 

오늘도 열심히 딸을 따라다녀 

수정이 일등 놓치지 말게 하라고

떠드는    

참! 거지 같고 젖 같은 해님    


26 아기가 시장에 갔어요.

세상이 신기해서

바짝, 반짝 

별 눈을 깜빡이자


“아이 예뻐!”

 할머니가 쓰다듬고

“아이 귀여워!”

아줌마가 사탕 주고

“아이 쪼그매!”

누나가 꼭, 껴안자 


아기 키가

한 뼘 자라났어요.


27 경계선

임대 아이랑 

놀자


엄마가

탁! 탁!


재들과 놀면 

재들처럼 돼!

벽을 쌓았어요. 


28 나비 부부 

헤어질까.

참고 살까. 


오늘도 쇼윈도 부부는

수많은 맴을 

접었다 폈다.

했다.


29 아이들이 

팡! 팡!

검은 칠판에 

폭죽을 쏘자


칠판이 

뻥! 뻥    


뚫린 자리에

과학자, 탤런트, 가수… 

수많은 꿈으로  

반짝, 반짝 

예뻐졌다.


30 과속 방지턱 

한때 긴 머리카락이 

목숨보다 소중해서 

이발관 이색 등 앞에서만 

조용히 지나가는 

질풍의 폭주 오토바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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