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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진용 Oct 27. 2024

미운 오리 알비노 4

갓 태어난 아기들의 통성명

꽥꿱 울며 어미가 주는 모이를 받아먹던 오리 아기들이 눈을 뜨고 뒤뚱뒤뚱 걷게 되자 서로 장난치고 친근하게 놀며 은근히 서열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때 알비노가 우선 통성명을 하자며 오리들에게 “넌 이름이 뭐냐?”고 한마리씩 붙잡고 물었고

가리 : 나 가리

모른 척 지나가려는 다리를 보고 “넌 이름이 뭐냐?” 물어보니

다리 : 아 다리

입에 잔뜩 물고 스쳐가는 바리를 보고 “넌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니

바리 : (귀찮은 듯) 바리 바리

묻지도 않았는데 사리가 지나가며

사리 : 여기 사리 추가

졸려서 자리 깔고 누워 있는 자리는

자리 : 난 자리

이놈 저놈 발로 차며 놀고 있던 차리는

차리 : 내가 차리

다른 오리 올라타고 귀찮게 구는 넘은

타리 : 난 타리

기운이 없어 왱왱 거리는 목소리로 모이 달라고 우는 넘은

파리 : 파~리~~

혼자서 열심히 둥지 정리하고 있는 넘보고 “넌 이름이 뭐냐?”고 물어 보니

하리 : 내다 하리

알비노 : 니들 성은 뭐냐?

이구동성으로 “남성이다”

알비노 : 아 남씨 구나

나리, 마리, 아리, 오니, 오미, 오즈 보고 “니들은 성이 뭐냐?”

이구동성으로 “여성이다”

알비노 : 아 여씨 구나, 씨가 다르 군!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다

“알씨(I see)!” 하며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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