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목걸이 에디션

갯벌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녀들의 네잎클로버처럼.




서울에서 단체로 내려온 계모임이

갯벌 체험장에 나타난 건

조용하던 오전 열 시 반 즈음이었다.


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그녀들은 전투태세였다.


모두 똑같은 모자,

똑같은 미소,

똑같이 얼룩진 스킨푸드 선크림.

하지만

목에 걸린 네잎클로버 목걸이는

단 한 명도 겹치지 않았다.



하얀색, 검은색, 초록, 분홍, 진주빛, 금장.

정확히 여섯 장, 여섯 잎.

그 우정은 색으로 나뉘어 있었고,

소속은 땀으로 번졌다.



은하는 호미를 든 채,

그 광경을

멀리서 관찰 중이었다.



한 명이 소리쳤다.

“이게 바지락이야?

이거 맞아?“



다른 한 명이 바지에 손을 문지르며 말했다.

”몰라, 그래도 어쨌든 건졌잖아.

우리 다 같이 했다는 게 중요한 거지.“



은하는 그 말에

갯벌과 주식의 공통점을 떠올렸다.



’수익보다 동료가 더 중요했다면,

그건.. 단체매수다.‘



갑자기

그 무리 중 누군가가 조용히 미끄러졌다.

슬로우모션이었다.

순간, 은하는 숨을 멈췄다.


네잎클로버가... 날아올랐다.


빛을 받으며,

무중력 상태로 갯벌 위를 날았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정확히 그녀의 쇄골 위로

툭- 하고 떨어졌다.



착.



목걸이는 단 한 번도 목을 떠난 적이 없다는 듯이

제자리에 안착했다.



그 장면을 본 은하는

감정이 복잡했다.



’저건 우정의 중력인가?

아니면..

백화점의 마법인가...‘



그녀들의 네잎클로버는

물에도 젖지 않았고,

뻘도 묻지 않았고,

조개보다도 반짝였다.



그녀들은

바지락을 캐는 게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며

”예쁘다~ 너 오늘 색깔 너무 잘 받는다~“

하고 있었다.



은하는 문득

자신의 목이 약간 허전한 걸 느꼈다.



그녀는

눈앞에 어슬렁대는 진주조개를 바라보다

천천히 생각했다.



'나는 왜 갯벌 위에서

저런 걸 보게 되는 걸까..

혹시 저건,

서울식 의식인가..

강남 텔레파시인가...

소비 기반 주술행위인가....'



어느새 그녀들의 사진 촬영이 시작됐다.

똑같은 포즈,

똑같은 입꼬리 각도,

각기 다른 색깔의

반짝이는 우정의 클로버들.



은하는 조용히 호미를 들고

자리를 옮겼다.



오늘은 조개보다

클로버가 더 많이 떠올랐다.


이곳은 갯벌이고,

갯벌은 기억보다 단단했다.

그녀들의 우정처럼.

그리고 약간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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