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가 남긴 변수들

[기밀해제] 릴케형 과학자의 인터뷰 중 일부




릴케형 과학자는

한 번도 울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감정을

다른 말로 치환했을 뿐이라 했다.

예) 슬픔 = 점심 스킵.




"인간은 뇌의 1%밖에 쓰지 못합니다."

그건 경고였고,

고백이었고,

시였다.




말은 감정을 봉인하기 위해 진화했고

그 진화를

그는 '명료함'이라 불렀다.




그는 내 뇌를 스캔하며 말했다.

"여긴 잔류 감정이 있습니다.

1.3% 정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건 이미 불법이었으므로.




"모든 건 파문입니다.

말은 그 표면에 부여된 형식이죠.

당신은 말 이전으로 가고 있어요."




그 말은 기록되지 않았다.


커서가 멈춘 자리에,

아무 말도 없었다.




릴케는 직접 말하지 않았다.


세상을 너무 가까이서 본 사람은

언제나 은유를 택한다.




과학자는 숫자로 말했다.


뇌의 1%.

그건 같은 진실에 다른 옷을 입힌 방식이었다.




세상은 아직도

1%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충분하다는 건,

더 이상 감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란 걸.




keyword
작가의 이전글Eat, Pray,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