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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둘기 Nov 16. 2024

록키 발보아는 아니었지만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전 세계가 주목한 세기의 복싱 매치

'타이슨 VS 제이크폴'

나는 타이슨을 응원했다.

타이슨의 훈련 모습에서 

'록키 발보아'의 모습이 오마주 되었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영광을 뒤로하고, 어딘가 숨어있던 백전노장이

다시 한 번 링 위에 올라

옛 영광을 되찾는 모습을 현실에서도 보고 싶었다.



가슴은 타이슨을 응원했지만, 

머리는 제이크폴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한번 쯤은 뜨거운 심장이 차가운 머리를 이기길 바랐다.

그런 마음으로 아침 10시부터 타이슨을 기다렸다.



화끈한 여성 복서들의 경기가 끝나고,

드디어 기다리던 타이슨과 제이크폴이 나왔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2시가 넘었다.

타이슨의 몸은 누가 봐도 강력해보였다.

생애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는 

'록키 발보아'를 기대하기 충분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첫번째 라운드

타이슨은 빨랐다.

그동안 내가 알던 타이슨이었다.

단단한 가드, 빠른 위빙과 더킹, 결코 물러나지 않는 인파이팅.

어쩌면 타이슨이 정말로 이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그는 급격히 느려졌다.

제이크 폴도 그리 화끈한 공격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화끈했던 앞의 세 경기와 달리

서로 잽만 던지며 간을 보는 경기였다.

제이크폴 4000만 달러, 타이슨 2000만 달러

총 합 6,000만 달러의 경기는 시시하게 끝났다.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일까, 실망이 컸다. 



승자는 제이크 폴. 

제이크 폴이 그닥 잘하지도 못했지만, 

타이슨의 유효타가 너무 적었다.

오늘도 차가운 머리가 

뜨거운 가슴을 이겼다. 



타이슨의 나이가 58세이다.

58세에 물러설 곳 없는 링에 오를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승패와 상관없이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을

<록키 발보아>를 보며 달래려 한다.

내 평생 한 번 

현실판 '록키 발보아'를 볼 수 있다면 좋겠다. 



인생은 따스한 햇빛과 아름다운 무지개로 채워져 있진 않아.
승리는 큰 펀치를 날리는게 아냐.
승리는 계속 맞으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버티며
한발씩 나아가며 잽을 날리는거야.
그게 바로 진정한 승리야.
 
너가 정말 치열한 삶을 살아보고자 한다면
넌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너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록키 발보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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