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와 뉴턴의 아침 식사

- 오늘은 토핑의 엔트로피가 제각각이군!

by 이채이

우리 부부의 아침 식사 장면을 조금 과장해서 써보았다. 그러나 흐름은 비슷하다.

아침 식탁 위, 뉴턴과 괴테는 조용한 대화를 이어간다. 접시 위엔 키위와 바나나, 블루베리, 견과류가 어우러진 요거트 한 접시. 키위는 절반이 정갈히 정렬되어 있고, 나머지 절반은 흩어진 채 흘러내리듯 담겼다. 바나나도 마찬가지다. 가지런한 절도와 흐트러진 무질서가 한 접시에 공존하는 풍경.


괴테는 식탁에 앉으며, 요거트를 바라보더니 입을 연다.

"오늘은 토핑의 엔트로피가 제각각이군."

뉴턴은 잔잔히 웃으며 말했다.

"모양 좋은 쪽을 드시게."

"아닐세, 나는 오늘 엔트로피가 높은 쪽의 토핑을 먹겠네."

"평상시는 가지런히 정리된 것을 더 좋아하지 않았나? 왜 그런건가?"

뉴턴이 홍차에 띄울 레몬을 자르며 물었다.


괴테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생각해 보니 삶이란, 나이듦이란, 결국 엔트로피가 높아져 가는 과정이 아닌가. 우리는 어릴 때에는 조화와 질서를 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흐트러짐과 무질서, 불가역적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지. 젊은 날엔 베르테르처럼 정념과 이상을 좇으며 사랑과 순수를 꿈꾸지만, 결국은 그것이 세상의 질서와 어긋나게 될 때 파국에 이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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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베르테르는 결국 사회라는 체계 속에서 자신만의 정렬된 질서를 유지하려다 끝내 버티지 못했지. 사랑조차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흘러가게 놔두지 못하고, 완전한 질서를 요구하다가 파멸했네. 무질서를 견디지 못한 것이지."

"그래서 말일세," 괴테가 말을 이었다. "나는 오늘 그 무질서를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하네. 흐트러진 키위 한 조각, 제멋대로 놓인 바나나 한 조각 속에서 삶의 진실을 보려는 것이지. 그건 더 이상 이상을 좇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라, 이상도 결국 이 엔트로피 속에 녹여내야 한다는 깨달음일세."


뉴턴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결국, 가지런히 담기든 흐트러지든, 모두는 소화기관에 도달하면 곤죽이 되지. 삶도 마찬가지일세. 어떤 경로를 택하든 결국은 같은 법칙 아래 놓이게 되는 거지. 중요한 건 그 경로에서 무엇을 자각하며 살아가느냐겠지."


두 사람은 아침에 각자의 접시에 담긴 요거트를 떠먹는다. 하나는 가지런한 조화의 맛을, 다른 하나는 무질서한 자유의 맛을 씹는다. 그러나 식사의 끝에는, 모든 것이 고요하고 평등한 상태로 수렴해간다. 그리고 그 아침, 흐트러진 과일들 사이로 질서를 좇는 삶도, 무질서를 받아들이는 삶도, 결국은 같은 엔트로피의 강을 따라 흘러간다. 그 강은 불가역적이라서 평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