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가 바람처럼 마음을 흔든 적이 있는가. 나에겐 ‘초월’이 그렇다.
‘초월(超越)’은 어떤 한계나 표준을 뛰어넘는다. 이 두 글자는 모두 ‘달릴 주(走)’를 부수로 삼고 있다. 초는 뛰어날 초, 월은 넘어갈 월이다. 모두 달려간다는 기본 의미를 품고 있으며, 글자 자체가 근본적으로 운동성과 도약의 힘을 담고 있다.
‘초월’을 소리 내어 발음해 보면, 그 사이로 바람 같은 희미한 휘파람 소리가 난다. ‘초-월’, 그 여운은 마치 새벽의 초원을 가로지르는 바람 한 줄기 같다. 그 바람은 대지를 간질이며 지나가고, 잠든 생명을 흔들어 깨운다. 단어의 울림이 공명을 일으키고 공간을 넘어 시간까지 가로지른다.
‘초(超)’는 召(부를 초)와 走(달릴 주)로 이루어져 있다. 누군가의 부름에 즉각 달려가는 형상이다. 여기에는 지체 없이 경계를 넘어서는 신속한 반응이 담겨 있다. ‘월(越)’은 도끼를 뜻하는 戉(월)과 달릴 주(走)로 구성된다. 도끼는 장애를 쪼개며 길을 여는 도구다. 이 글자에는 물리적 경계를 넘어, 생각과 인식의 장벽까지 넘는 정신적 돌파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
나는 '편애'라는 낱말을 즐겨 쓰지는 않지만, ‘월(越)’이라는 글자는 내가 편애할 수밖에 없다. 마음이 가는 ‘월(越)’이라는 글자는, 단순히 ‘넘다’에서 멈추지 않는 함의 때문이다.
건너가고, 초과하며, 결국에는 다른 세계로 옮겨가는 의미까지 담는다. 그래서 ‘초월’의 두 번째 뜻은, 경험이나 인식의 범위를 벗어나 그 바깥의 세계, 혹은 그 위의 차원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초월은 인식의 한계를 넘어갔다. 범인(凡人)들의 감각과 경험으로는 닿을 수 없는 바깥의 세계로 건너갔다. 이때 ‘월’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서사다. 넘고, 도달하며, 건너간다. 그 어떤 ‘건너감’의 서사를 한 글자에 응축시킨다. ‘초월’은 운동성을 내포하면서도, 그 끝에는 이미 넘은 자리에 머무는 완료의 정적 평온을 지향한다.
이렇게 우리 곁에 있던 ‘초월’이라는 단어는 삶에 어떤 건너가는 이야기를 남길 수 있을까. 우리는 무엇을 넘어가고 싶은가? 넘기 전, 망설임과 비워야 할 집착은 무엇인가?
초월에는 초원의 빛과 한 줄기 바람 같은 평온함이 있다. 초연히 내딛는 단 한 걸음, 그 걸음이 우리 삶의 경계를 건너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