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
한의원에 다녀왔다. 며칠간 계속 손목과 팔뚝이 가려워서 상태가 안 좋아졌나, 했는데 오히려 좀 더 맥이 단단해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겉으로 나타나는 것과 실제 내 몸의 상태가 달라서 떨떠름했다. 이렇게 계속 나아지다 보면 5~6월에 치료 끝물이 될 줄 알았던 게 조금 더 앞당겨질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몸을 푹 적시는 목욕을 추천받았다. 피부의 독소를 풀어내는 느낌으로 따뜻한 물에 일주일에 한 번에서 두 번 정도 목욕하면 좋을 거라고 하셨다. 사실 샤워만 해도 물기가 남아있으면 그게 바싹 마르기 전까지 가려움증이 심해서, 목욕은 무섭다. 끝없이 긁게 되는 상황이 싫다. 당연하게도.
몸은 조금씩 나아져도 수면의 질은 나아지지 않는다. 새벽에도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는가, 싶어도 눈을 감고 있으면 어느새 정신이 깬다. 맑은 게 아니라 누가 퍽 치는 것처럼 선명해지는 게 불쾌하다. 그래서인지 요즘 은은한 두통이 잦다.
작년 말, 병세가 깊었을 때 아파서 잠들지 못했던 것과 불안 증세가 합쳐져서 잠들지 못하는 듯하다. 요즘 계속 5~6시에 잠든다. 기절하듯이가 아니면 잠들 수가 없다. 건강한 몸, 머리만 대면 잠드는 것, 건강한 치아. 이게 가장 축복받은 일이 아닌가 싶다.
하루에 10분 정도 시간을 내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쓰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뭔갈 바라는 순간부터 비참해지기 시작하는 걸 알면서도 이걸 쓰는 내게 무언가 변화가 생기기를 바라게 된다.
바라는 것도 습관이다. 꿈과 헛된 기대는 한 끗 차이라, 바라는 게 많을수록 비참해지기 쉬운 것 같다.
몸이 천천히라도 나아지듯이 언젠가부터 훼손되기만 하던 정신도 천천히 복구되기를 바란다. 아, 또 바란다는 말을 써버렸다. 무서운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