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수선하기 048

2월 25일

by 지태엽


한의원에 다녀왔다. 손과 팔 상태가 자꾸 나빠지고 있다.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으면 더 큰 상처가 생기고 더 오래 괴로워하게 될 걸 알면서도 어느새 긁고 있다. 타자를 치는 와중에도 손끝이 아리고 따가워서 키보드를 누르는 게 슬픔이 출력되는 버튼을 계속 누르는 것 같다.

팔을 많이 긁어서 팔을 계속 굽힌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발목도 상처가 깊을 때 움직일 때마다 아파서 최대한 고정하고 다녔더니 발목 관절이 많이 약해졌었는데, 팔도 그렇게 될까 싶어서 두렵다. 하지만 관절 부분 피부가 자잘 자잘 하게 많이 찢어져서 펼칠 때마다 따가워서 본능적으로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치료를 시작하면서 팔을 알코올 솜으로 쓸었는데 그게 너무 아파서 악 소리도 안 나왔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인지 몸의 감각이 곤두서 있어 유독 약침도 아파서 여러모로 괴로웠다. 마음이 엘리베이터라면 지하에서 지하로 계속 내려가게 됐다. 지금도 한층 더 내려온 것 같다.

팔 상태를 살피던 의사 선생님이 아직 독소가 맺혀있어 날이 따뜻하게 풀리면 팔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질 것 같다고 하셨다. 새로운 피부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라곤 하지만 예고만 들었음에도, 몇 시간이 지나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몸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예전에 비해 괜찮은 거지 평범해진 건 아니라서 아직도 밤마다 괴로운데 다시 작년 하반기만큼은 아니겠지만, 그쯤으로 몸이 안 좋아질 거라니.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갈 곳은 없다. 이번에도.


몸이 꽤 괜찮아지면서 집에 있는 시간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줄어들었는데 다시금 집에 들어가기 싫은 상태가 심해지고 있다. 집은 너무 답답하고 조금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면 그게 나를 소스라치게 놀라게 만들어서 불안이 급상승한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긴장 상태로 잠들지 못하게 된다. 집에 들어가면 힘이 쭉 빨린다. 또 못 자겠군,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


한 시간 뒤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매일이 시한부와 마찬가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픈 몸 수선하기 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