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수선하기 059

6월 17일

by 지태엽

한의원에 다녀왔다. 근래 손가락 상태가 좋지 않다. 엄지부터 검지와 중지, 모두 갈라지고 수포가 생겼다. 원래 있긴 했으니 생겼다기보단 급속도로 범위가 넓어졌다고 하는 게 맞을 테다. 검지는 손바닥 쪽 관절부가 찢어졌고 중지는 손등 쪽 관절부가 갈라졌다. 그런데 가려움증이 동반되어 상처가 아물 환경이 되지 않는다. 소소한 가려움증은 늘 존재하지만, 참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 계속 긁게 된다. 잘 때 이불로 꽁꽁 팔을 묶고 누워봤자 견디기가 어려워 손가락 두 개가 또 없는 것처럼 살았다. 지금은 방수 밴드로 묶어놓아서 타자 정도는 칠 수 있다.

이상하게 배가 고팠는데, 나도 모르게 밥을 많이 먹었는지 위가 무리해서 심장까지 힘이 빠졌다고 했다. 과식하고 찬 과일을 먹어서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회복에 심한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니 식사량을 주의하기로 했다. 8월 말까지는 회복력에 가속도를 붙여서 금년 안에 다 끝내고 싶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될 것 같기도 한데, 기대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럼 다친다. 몸도, 마음도.

요즘은 손가락이 견딜 수 있을 때 그림을 그린다. 글을 쓰고, 영화를 보고, 그림을 그리고…… 한량이 따로 없다. 그러다 밤이면(간간이 낮에도) 환자가 되고.

어제는 양팔 통증이 극심했다. 간만에 심하게 찾아온 통증이라 밤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날 간병해 주는 건 어머니인데, 많이 아픈가, 괜찮나, 안 좋아진 거 아닌가, 물어볼 때면 속에서 갑자기 불이 나곤 한다. 은혜도 모르는 것이, 딱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지 않는 게 옳단 말이 생각난다. 마음이 썩었다고 썩은 내를 다른 이들에게 풍길 필요는 없는데, 꼭 빗장을 제대로 걸어두지 못해서 화가, 악취가 새어나간다.

짜증 내지 말자, 화도 내지 말자. 다짐하지만 어느덧 또 정신 나간 짐승처럼 표정이 무너진다.

아, 손가락 아프다. 전생에 이 손으로 무슨 죄를 그렇게 지었길래 영영 낫지 않을 것처럼 아물지 않는 건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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