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수선하기 061

7월 8일

by 지태엽

한의원에 다녀왔다. 번외 편을 올린 이후 급격히 상태가 나빠져서 기록할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견디는 수밖에 없어서, 정말로…… 그냥 견디는 중이다.

눈에 염증이 심해서 자꾸 점액이 흐르고 눈가의 피부가 다 터졌다. 팔과 발목에서 진물이 흐르고 밥만 먹어도 입술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부풀어 오른다.

생각을 그만하고 다 지나간다고, 괜찮다고 넘기라고 조언을 들어서 너무 아플 때는 그 말을 중얼거리긴 하지만, 새벽이면 피부를 달군 바늘 수십 개로 찌르는 듯한 고통 탓에 흘러넘기는 게 어렵다. 신경을 다른데 쓰려고 하면 고통이 더 심해지는 것만 같다. 가끔은 경련하듯 몸이 튀어 오르고 참으면 참을수록 속이 안 좋아져서 헛구역질이 난다.

고통을 넘기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다 지나간다, 아무 상관없다,라는 생각을 할 준비도 되지 않은 거겠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그래도 없는 기운이 더 소진된다고 여러 번 수차례 경고를 들었고, 그래서 나도 노력 중이지만 발바닥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기운은 쭉쭉 빠지고 있는 듯하다.

나의 마음을 다루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아프기만 했던 근 2년이 아니라 마음이 성장하는 값진 시간을 가진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될 텐데 과연 그런 결괏값을 낼 수 있을지 요원하다.

새벽이 무섭다. 잠을 잘 수가 없다. 눈을 감고 누우면 몸의 감각이 살아나서 더 아파질까 봐 눈 감는 것조차 무섭다. 밤이 무섭고 내일이 무섭다.


아픈 게 다 나으면 행복할 것 같지?

이런 말을 들었는데, 사실 행복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딱히 행복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불행하진 않을 것 같다. 먹을 수도 잘 수도 없는 지금보단 확실히 나을 거다. 다음날 새벽을 두려워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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