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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화 Oct 08. 2024

마감에 대하여

나의 창업 이야기

음식점 ‘마감’은 경력자들은 선수같이 합니다. 저는 ‘마감’이라는 것 때문에 오랫동안 애를 먹었습니다. 아니, 마감은 직원이 다 해주었기 때문에, 마감하는 요령들을 익힐 시간이 따로 없었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다른 음식점들은 마감을 얼마나 어떻게 빨리 하기에 제시간에 불을 끄고 문을 닫고 간단 말인가. 수수께끼였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저만의 방법대로 하고 이제 마감 때문에 시간이 늦어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국숫집은 면레인지에 국수를 삶으면 바닥에 밀가루 분말이 쌓여 밑에 누룽지처럼 얇게 눌어붙기도 하고 물 교체를 안 하면 그 분말들이 탑니다. 피크가 끝나고 한 차례 면 삶는 물을 교체하면 맑은 물에 국수를 삶을 수 있죠. 문제는 퇴근할 때인데 이 레인지 바닥을 다 닦느라 수세미로 힘을 들여 빡빡 문질러야 됩니다. 


제 몸이 들어가고도 남는 무겁고 커다란 멸치 육수 끓이는 스테인리스 통도 닦아야 했습니다. 


여기 국숫집은 이 두 개가 저에게 일대사(一大事)였습니다. 이것을 하다 보니,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커다랗고 커다란 무겁디 무거운 스테인리스 육수통에 고작 점심 장사할 분량만큼만 끓이는 건 공간의 낭비였습니다. 아직 불치도 않은 면레인지 바닥을 빡빡 문질러서 힘들여 닦는 건 노동력의 낭비였습니다. 면 바구니도 마찬가지고요. 빡빡빡 닦아야 하니까요.      


이제 일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서당 개 3년은 했나 봅니다. 점심 장사할 분량만큼의 육수를 작은 통에 끓였습니다. 제 몸 크기보다 큰 스테인리스 통과 레슬링을 안 해도 되었습니다.      


면 레인지 물을 중간에 한 번 교체하면 점심 장사 끝날 때까진 바닥이 눌어붙진 않아요. 퇴근 무렵 물을 더 부어 놓고 다음 날 아침에 와서 닦으면 그냥 수월하게 쓰윽 닦였습니다. 면 바구니도 물속에 불려 놓았기에 수압이 센 샤워 물로 닦으면 쉽게 깨끗하게 닦였습니다. 이렇게 힘을 빼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일대사(一大事) -커다란 육수통과 면 레인지 마감- 는 해결이 되었습니다. 다른 자잘한 건 중간중간 틈틈이 하면 됩니다. 계속 뭔가 쉬운 자잘한 마감은 해놓는 거죠.     


인테리어를 새로 하면 가게는 깨끗하게 시작합니다. 이렇게 깨끗하게 시작할 때 세** 소독도 신청해서 하면 편합니다. 내부에서는 바퀴벌레 같은 거 생기지 않아요. 퇴근하고 갈 때 테이블도 한번 쓱 닦아 놓으면 됩니다.     

 

♣Tip

1. 소독은 전문 업체에 맡긴다

2. 오픈 시 회사에서 알려 주는 방법은 보편적인(종일 장사에 맞는 대량)것이므로 양이 줄면 크기도 줄여서 노동력의 낭비를 최소화한다. 

3. 자신에게 맞는 마감법이 있을 것이다. 

(면 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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