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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화 Sep 06. 2024

어쩌다 창업

나의 창업 이야기

2020년 3월, 외동아들이 20학번이 되면서 나는 육아 숙제를 마쳤다. 코로나 시국이 시작되었다. 호기심에 배우고 있던 커피 바리스타는 이론만 합격한 채, 실기 시험은 개강을 못 하는 상황이었다. 모임들이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다. 동네에서 하고 있던 독서 모임도 줌으로 대체되고 대면은 사라져가고 있었다. 늘 마음에 품고 있던 드라마 작가가 되어 보겠다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하루 종일 글 작업을 한다는 것도 어렵고, 지루했다. 아파트 입구에 10평 남짓 작은 개인 수퍼가 있었다. 토, 일 오전 8시~12시 4시간 주말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었다. 바람도 쐴 겸 나는 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이 시간대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서 책을 읽었다. 계산만 해주면 되었다. 일이 한가하고 편했다. 너무 작은 돈이 들어왔지만 그래도 좋았다. 평일 08시~12시 알바가 계속 펑크를 내면서 내가 하게 되었다. 매일 08~12시 알바도 꿀이었다. 일하는 요일이 늘어서 돈이 더 들어왔는데 만족스러웠다. 육체노동도 없거니와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재미있었다. 어떤 손님은 크리스마스에 케이크 선물도 주었다. 사장님은 수퍼를 편의점 회사에 팔았다. 이로써 나의 꿀 알바는 1년 미만 쯤 하고 끝났다.      


2021년 봄, 온화하고 성실한 남편은 20년 넘게 한 회사에 근속 중이었고 나는 그날이 그날 같은 하루를 반복했다. 걱정거리 없는 평온한 세상이었다. 여전히 코로나 시국에 셧다운, 밤 장사 금지, 모임 금지 등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신문에 특필되었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다가 중심가에 ‘비어있는 상가’를 보았다. 10년간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하던 자리인데 바로 옆집으로 넓혀 이사 갔다. 감이 나쁘지 않았다. 비어있으니 권리금은 없다. 얼마간 아르바이트도 해보지 않았는가. 용기도 주었다. 위기는 기회야라는 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자영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스쳐 갔다. 물론 꼼꼼하고 요리조리 따지는 남편은 반대했다. 엄마는 고생한다고 자영업 자체를 반대했다.      


빈자리는 있는데 업종을 찾아야 했다. 특별한 솜씨도 없고, 막 하고 싶은 업종도 없었다. 사람들을 좀 만나고(사람 구경) 단순한 일이면 됐다. 연속선 상에 있지 않고 그날 하루로 끝나는 일,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면 되었다. 점심시간 즈음 강아지와 산책을 나가 보니 내 눈에는 직장인들이 ‘우루루’ 걸어 다녔다. 보증금 3천만 원에 높은 임대료지만 ‘해보자’ 하는 마음이 더 커져 갔다. 빈 가게가 나갈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당시 티비에 많이 나오는 프랜차이즈 대표가 있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그중 제일 만만해 보이고 희소성이 있는 게 국수였다. 끌렸다. ‘프랜차이즌데 다 해주겠지’ 본사에 전화를 하고 미팅 날짜를 잡았다. 그날 바로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 계약했어.” 주사위는 던져졌다.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출렁이는 배는 출항하고 있었다.      



♣Tip

1. 가게는 목이 좋아야 한다. - 잘 보여서 들어가기 쉬운 곳

2. 아이템은 흔해 빠진 거 말고 희소성이 있어야 한다.

3. 자신만의 솜씨가 없어서 프랜차이즈를 하겠다면 그 회사가 얼마나 책임 경영을 하는지, 로열티를 얼마나 받는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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