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화 이혼녀라는 꼬리표
나의 집은 그저 평범한 집, 그런데 나는 이혼녀 3
'내가 과연 남편 있는 여자들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남편과 잘 사는 여자들을 보고 자격지심으로 인해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이 생기면 어쩌지?'
나 자신이 두려웠다.
남들을 부러워하고 나 스스로를 낮추는 행동을 할 까 봐.
자존심 상하는 일을 나 스스로 자초하는 짓은 아닌지 다시 묻고 또 물었다.
'그래, 이렇게 부부 껍데기 안에서 불행하게 살면서 잘 사는 척 살기보다
그냥 불행해 보이는 이혼녀라도 나 만큼은 진심으로 행복하게 살자.'
이것이 나의 자존심을 지키는 약속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잘 살아야 했다. 누구보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이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잘 살고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절대적인 답이 없기에.
그리고 또 생각했다.
'그렇게 이기적으로 너 혼자 잘 살려했으면 결혼은 왜 했니? 애초부터 신중했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라는 거.
나는 절대 혼자 잘 먹고 잘 살 마음 없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고 싶다.
내가 행복해야 내 가족이 행복하다.
그렇다면 진짜 행복이란 무엇이길래?
나의 가치를 스스로 빛낼 수 있을 때, 그 빛을 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가치롭기 때문에.
빛을 발할 때 나의 가치를 존중해주고 인정해 주려 애쓰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빛은 더 환하게 빛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이란 꼭 이 빛이 빛날 때뿐만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가치가 발휘되지 못하는 순간들도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넌 자체적으로 빛이 날 가능성이 없다고 스스로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들에게서는 얼른 벗어나야 한다.
내가 세상에서 빛이 나려 할 때 나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응원과 격려를 원했다.
그때 내가 빛이 날 수록 누군가는 기쁨으로 받아들이지만
누군가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는 걸 알았다.
내 것을 빼앗 길까 두려워
내 것이 이보다 좋은 곳을 탐할 까 두려워서
벌벌 떠는 그 마음을 그때는 몰랐다.
아마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였다면 혹시 모른다. 이해하고 살아갔을 수도.
하지만 나의 그때는 그때였을 뿐이다.
혹시 이혼을 후회하느냐고?
아니다. 그때 이혼을 통해 실패를 배우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그때의 나였을 것이다.
한번 선택한 사람과 기약을 맺은 결혼생활에서 그래도 맞추어 나갈 수 있고 그래도 사랑하며 살아간다면
상처 또한 빨리 아물 수 있으련만,
지금 와서 결혼을 후회하고 싶어도 우리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후회가 되지 않고
이혼을 후회하고 싶어도 지금의 남편과 나는 각자 더 잘 살고 있기에 후회가 되지 않는다.
나는 평범한 부모 밑에서 자란 장녀일 뿐이었는데,
이혼이라는 큰 사건을 전후로 인생이 크게 변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난 후에야 나는 조금 배우는 거 같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니
남을 판단하는 데에 앞서서 독서를 하고 성장에 힘써서
사회에서 실패를 통해 안목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