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일드 퍼플 Aug 15. 2022

돌아온 싱글의 세상 해석법

불신

"너는 젊고 예뻐. 절대 남자 안 만날 생각하지 말고 여자로서 사랑받고 최대한 아름다움을 뽐내"


요즘 나에게 인생 선배들이 진지하게 얘기하는 말이다.

아마도 이렇게 여자들이 말해주는 건 첨인 듯싶다.

진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겨가고 있는 건가 싶어서 나이 듦을 느끼는 동시에 한편으로 그들의 존재감에 기쁘다.


그렇다. 자녀 둘을 키우면서 젊은 여성의 삶을 자유롭게 만끽한다는 건 말처럼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한다며 다 이해해줄 것 같던 사람들도 현실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되면서 어느 순간 현재의 심플한 연애를 기대한 내 선택에 감정이 깊던 얕던 끝을 맛보면 둘에게, 그리고 나에게 더욱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 지금이다.


그러나 재혼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이라면 내 인생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나에게는 지금 건강한 정신과 아름다운 여성미가 있다. 그리고 젊음이 있다.


진정한 사랑이란 온전한 사람 그 자체를 세상과 분리해서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 가능하다고 믿는 나는

누구나 쉽게 사랑해보는 맘을 갖기가 참 어렵다.


사람을 순수하게 바라보고 하는 말을 온전히 믿어주는 나에게 세상은 오히려 속이려 들고 이용하려 듦을 알아차린 지금은 더욱 움츠려 듦이 또한 편했다.


하지만 저 위의 진심 어린 조언들을 들을 때마다 왠지 나 자신을 완전하게 사랑하고 있지 않음을 느꼈다.


또 상처 주고받기 싫다고 포기한 거였나 싶기도 하고

목적이 없기에 그런 건가 싶기도 하다.

사랑하는데 목적이 있을까?


문제는 만나는 상대 남자들이 연애의 종착지를 결혼에 목적을 둘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돌아온 싱글, 그리고 두 자녀의 엄마인 나는

사랑의 목적이 아니라 도착점에 목적이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상대의 감정이 더 소모되고 늪에 빠지기 전에 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세상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식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얼마나 어둡고 하찮게 세상을 살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누군가가 다가오는 지금

나는 다시 그 사람을 배려하였고

그 사람은 그것이 상관없단다.

오히려 나의 배려의 깊은 속마음을 감사하게 알아차린다.

그 말은 그 순간 결과를 자기가 받아들이기 괜찮을 것이지 계산하기 앞서서 내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있음을 나는 보았다.


그 후로 만남을 이어가자는 마음을 듣고서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지금 왜 이 상황에서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의심하고 그 사람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인가?

예전에는 나의 상황도 이해해준다는 사람이 생기면 고맙게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이제는 이해해준다는 사람일수록 더욱 믿기가 어려워지는 이 상황은 무엇인가?'


그만큼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첫 번째 비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