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어깨, 뿌리치는 우리

당신의 어깨에는 얼마나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나요?

당신의 어깨 위에는 얼마나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나요?

오늘도 힘겹게 눈을 뜨고, 출근길에 오르는 우리. 정신없는 하루의 끝에서 당신의 어깨 위에는 또 하나의 짐이 늘어나지는 않으셨나요? 지하철에서 마주하는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치열함 그리고 상실감, 그리고 허무함의 그림자가 보이곤 합니다.

각자의 삶만큼이나 다양한 사연들이, 그리고 그런 사연들만큼이나 각자의 어깨에는 다양한 짐들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어깨에는 나이가 먹을수록 더 많은 책임감이 부담감이 그리고 허무함이 나아가 상실감이라는 짐이 얹히고 있는 현실에서 몸은 더더욱 무거워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 멈출 줄 모르고 늘어나는 짐들이 어쩌면 우리의 목과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었던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에서 매일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는 사람이 전쟁을 앞둔 전투기 조종사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연구결과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볼 때, 피곤함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우리의 삶은 얼마나 치열한가"에 대해 뼛속 깊이 사무치는 순간들과 마주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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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치열한 삶 속에서 단지 열심히 살았을 뿐인, 그 고행의 길 속에서 만나게 되는 ‘질병’들은 안 그래도 힘겨운 우리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길을 걷는 우리들은 모두 땅을 보고 있고, 그나마 기운이 남아 있는 사람은 앞을 보고 있죠. 여러분들은 마지막 밤하늘을 바라본 추억은 언제인가요? 별이 보이지 않아 하늘을 보지 않게 된 건지, 하늘을 보지 않아 별을 본기억이 없는지 이제는 기억이 나지도 않습니다.


하루하루 어깨에 늘어나는 짐들은 우리 몸에 매달려 있는 유일한 관절인 ‘어깨’는 팔을 휘저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오늘도 힘겹게 매달려 있습니다.




어깨통증의 대명사 '충돌 증후군'

우리들의 삶의 무게가 늘어나는 이 현실 속에서 우리는 그리스 로마신화 속 '아틀라스(Atlas)'가 되어 오늘도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대변하듯이 근골격계 질환의 발생 순위는 1위가 허리, 2위가 목 그리고 3위가 어깨죠.

(Donald J. Hunter 외 연구진, 2021) / (Soo Whan Park 외 연구진,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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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ziano Innocenti 외 연구진 (2018)에 의하면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내원한 환자들 중 약 48-65%가 받는 진단명이 '충돌증후군, Impingement syndrome'입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진단명은 누군가에게는 '회전근개 힘줄 파열'로 혹은 '구부정한 어깨와 자세' 때문에 통증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으로 보다 익숙할 것입니다.


종종 힘겨운 삶의 벽 앞에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런 현상 혹은 상황이 생겨날 수 있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음을 알고 있듯이,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그 '질병'도 수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 몸의 신체 중에서도 매달려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어깨는 특히나 개입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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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논문들을 종합한 결과, 우리가 내릴 수 있는 '어깨충돌증후군'에 포함될 수 있는 문제는 최소한 17가지였습니다. 삶 속 직면하는 문제들만큼이나 하나의 진단명 안에 포함될 수 있는 문제들 또한 무수히 많음을 의미하죠.
(Dhillon(2019) / Donald J. Hunter(2021) / Pandey V 외 연구진(2013) / Tiziano Innocenti 외 연구진(2018))


진단명은 매우 중요한 치료 방향을 제시하지만, 그 안에 포함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가 있음을 우리는 이해해야 합니다.




어깨통증, 뼈가 자라서 아프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어깨주위 뼈가 자라서 힘줄을 건드리는 것 때문에 아프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의 시초는 1972년, Neer에 의해 어깨를 구성하는 뼈, '견봉'이라는 부위의 형태에 따라 어깨힘줄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시작으로 1986년, Bigliani 외 연구진에 의해서 이 견봉에 형태에 따라서 어떤 문제가 일어날 수 있음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을 토대로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Acromioplasty(견봉성형술)이라는 수술이 성행했었죠.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이 수술명은 매우 생소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주장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렇게나 성행하던 수술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깨통증, 자세 때문이다!

근골격계 문제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자세', 우리는 종종, 아니 대부분 자세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어깨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자세가 주는 전문가와 일반인들 사이의 공감이라는 다리를 놓아주는 그 역할 때문에 이제는 상식이 되어버린 자세.


자세와 기능에 대해 조금이라도 검색해 본 사람이라면 'Cross syndrome, 교차증후군'이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정도로, 기능과 자세를 연결 지어 처음으로 체계화시켰던 bladimir janda(블러드미르 얀다)의 이론이 1987년, 미국으로 건너가기 시작하면서 9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이론이죠.


이 이론을 시작으로 어깨기능의 연구에서 가장 유명한 Kibler에 의해서 날개뼈(Scapulae)의 위치와 어깨기능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체계화하면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어깨와 자세사이 관계에 대한 이론이 확립되었죠.


하지만 역시 하나의 주장 그 반대편에는 다른 주장들도 있기 마련이듯, 어깨통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서 '자세의 차이가 없다'는 내용들이 밝혀지면서 이 주장 또한 그 힘을 잃고 있는 상황입니다.

(Desmeules 외 연구진(2004) / Elizabeth Ratcliffe 외 연구진(2013) / Michener 외 연구진(2009) / Michener 외 연구진 (2015) / Navarro-Ledesma 외 연구진 (2017), (2018))




어깨통증의 새로운 개념, 결국 노화

어깨통증을 쉽게 설명할 수 있었던, 그리고 그 주장에 대한 대중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었던 뼈의 형태 혹은 자세 때문이라는 주장이 힘을 잃은 지금 연구진들이 주장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은 무엇이 있을까? 그 주장을 공감을 하던, 하지 않던 결국 '노화의 일부'라는 주장이 최근 다시 지지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전에는 힘줄이 파열되고, 힘줄이 얇아지고 약해져서 통증을 유발한다는 내용이 일반적인 상식이었지만, 다양한 연구에서는 통증을 일으키는 어깨의 힘줄이 더욱 두껍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Dhillon KS (2019) / (Donald J. Hunter 외 연구진 (2021) / Joensen J 외 연구진 (2009) / Lars Henrik Frich 외 연구진 (2020))


이러한 연구들은 반복적인 사용과 좋지 못한 자세 혹은 뼈의 형태, 그리고 염증 등이 힘줄의 손상을 초래하고 통증을 만들기 때문에 자세를 바로잡고, 다양한 근육개입을 통해서 어깨에 걸리는 과도한 부하를 줄여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들을 반박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죠.


각 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모든 과정들은 앞서 일어난 '퇴행성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에 발생한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사실상 어깨 통증의 대부분은 선행된 퇴행성 변화에 의해 유도되는 것이며, 현재 도수치료 혹은 재활 그리고 의료진들의 역할은 '치료'가 아닌 보조 혹은 관리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어깨에 올라간 하나의 짐 덕분에 힘든 우리. 조금 냉혹하고 슬픈 현실일지 몰라도, 니체가 말했듯 고통과 통증은 해결할 문제가 아닌 함께 가야 할 동반자임을 인식하고, 현명하게 관리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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