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에 세뇌되다.
왜 자세가 중요한가?
2007년 아이폰 1세대를 시작으로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폰을 재발명했다"라고 선언한 이래로 스마트폰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현재는 과거와는 다른 생활양식을 갖게 되었고, 최근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문제들을 흔히 '21세기 병'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 인구의 75%가 매일 몇 시간씩 머리를 앞으로 숙인 채 IT기기 앞에서 머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은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를 사용하기 위해 하루 평균 5-7시간 정도를 고개를 숙인 채 보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자세에 누적 효과는 1년 평균 1,825-2,555시간에 걸쳐 목 부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가해질 수 있다는 근거로 최근 'Text neck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생겨났죠.
성인의 머리 무게는 평균 5-6kg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마트 폰을 보면서 고개를 숙이면 목에 가해지는 하중은 5-7kg이 아니라 기하급수 적으로 증가합니다.
→ 15도 고개를 숙이면 약 12kg
→ 30도 고개를 숙이면 약 18kg
→ 45도 고개를 숙이면 약 22kg
→ 60도 고개를 숙이면 약 27kg
(David, D. et al.(2021) "Text Neck Syndrome Children and Adolescents.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우리가 핸드폰을 보면 약 20-25kg의 하중이 하루 평균 5-7시간, 1년 평균 2,000시간 이상 가해지는 것이 20년 이상 지속된다면 사실 안 아픈 것이 이상한 거 아닐까?
이러한 개념과 논리로 최근에는 자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자세와 근육의 불균형이라는 개념은 1987년, 블라디미르 얀다(Vladimir janda, MD)에 의해서 'Cross syndrome(교차증후군)'이라는 통증에 대한 기능적 개념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약 50년 가까이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하나의 건강 패러다임이 되었죠.
그렇다면 여기서 던져볼 수 있는 질문이 하나 있다. 우리 모두 비슷한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는데, 내 목은 왜 이리 더 불편한 걸까. 나보다 저 중학생이 더 자세가 안 좋아 보이는데.. 나는 치료도 받고 관리도 하고 있는데 왜 좋아지지 않을까?
목 정렬의 역사
목의 정렬과 자세에 대한 논의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 까요? 목 정렬의 역사를 들으시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세에 대한 인지 수준은 어떤 시대에 머물러 있는지 체크해 보시죠.
1950년대
자세에 대한 관심은 X-ray의 보급으로 척추의 사진을 찍어볼 수 있게 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본격적으로 자세 불균형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1960-70년대 시작되었습니다.
(Lippa., et al. (2017). "Loss of cervical lordosis : What is te prognosis?")
1980년대
1987년, Gore 외 연구진은 목통증 환자 200명을 10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목의 통증과 목의 자세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Gore et al. (1976) "Neck pain : A long-term follow up of 205 patients.")
1990년대
1997년, Hardacker 외 연구진은 목 통증이 없는 사람 100명을 대상으로, 목의 정렬상태를 분석한 결과, 통증이 없음에도 목의 균형이 정상 범주 안에 속한 사람은 약 40%에 불과했다고 보고했습니다.
(Hardacker et a. (1997) "Radiohraphic standing cervical segmental alignment in adult volunteers without neck symptoms.")
2000년대
2007년, Grob 외 연구진은 목통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10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목통증과 목의 자세 불균형은 우연의 일치로 간주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Grob et al.(2007) "The association between cervical spine curvature and neck pain")
2014년, 동국대학교 병원에서 목, 어깨 근막통증증후군 진단을 받은 88명을 대상으로 목의 정렬을 평가한 결과 목의 자세와 통증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An Sun et al. (Radiologic Assessment of Forward Head Posture and its Relation to Myofascial Pain Syndrome)
2018년, 연세대학교와 분당재생병원 원구진들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목 통증을 호소한 124명을 대상으로 목부위에 MRIf를 촬영한 결과 근육의 위축이나 뚜렷한 불균형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SEO YEON YOON et al.(2018) "Association Between Cervical Lordotic Curvature and Cervical Muscle Cross-Sectional Area in Patients With Loss of Cervical Lordosis"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자세'에 대한 인식 수준은 몇 년대에 머물러 있습니까?
'자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가 했던 말이다. 이 말은 고대 로마 검투사 경기를 보며 유베날리스(Juvenal
is)는 "건강한 육체에 정신이 깃들기를 바란다."라고 하였는데..
이 말인즉슨,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텅 빈 생각으로 이유 없이 사람들과 싸우고 죽이는 그런 검투상황을 비관하는 의미로 했던 말이죠. 특히 건강한 육체를 가졌다면 건강한 생각을 곁들여 그 건강한 힘을 의미 있게 사용하라는 의미로 했던 말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 말은 완전히 와전되어 몸이 건강해야 생각도 건강하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면 그것은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없다면 그것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없다" 등, 최근 들어 모든 것들을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유행이자 능력으로 인정받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건강의 대표주자로서 자세를 뽑았습니다. 전문가와 비전문가 모두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모든 목과 허리 통증에 대해서 어려운 설명 하나 필요 없이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간단하고 명확한 문제'였기 때문이죠.
이로써 자세는 우리에게 있어서 하나의 믿음이자 신앙이 되었고, 자세에 대한 다양한 사고와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렸죠. 만약 '목의 통증'을 자세로만 보고자 하는 시각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다음 질문을 건네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재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에 대한 원인으로 거론되는 원인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들 모두 충분히 의미 있고 중요한 문제들이죠.
저출산 문제가 다양한 문제와 상황들이 만들어낸 복잡적인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신다면, 당신의 목 통증도 다양한 문제의 결과라는 점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건강한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세 vs 시간
"좋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면 목이나 어깨 부위에 통증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2006년, Sulivan 외 연구진의 연구에 의해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Peter B. O'Sulivan et al. (2006) "Effect of Different Upright Sitting Postures on Spinal-Pelvic Curvature and Trunk Muscle Activation in a Pain-Free Population")
위 3가지 자세에서 목과 어깨 부위의 근육 긴장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어떤 자세를 취하더라도 20분 정도 한 자세를 유지하면 모두 근육의 긴장도는 증가했습니다. 즉, 내가 사무직 업무를 보고 있다면 아무리 좋은 자세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근육의 긴장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죠.
물론 자세가 좋지 못하면 근육은 더욱 긴장하겠지만, 내가 좋은 자세를 취하고 앉아 있는다고 하더라도 근육은 긴장한다는 거죠. 여기서 새로운 자세 패러다임이 생깁니다. 바로 "움직이세요"
즉, 바른 자세를 취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중간중간 목을 움직이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라도 중간중간 목을 계속해서 움직여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