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날짜를 잡다

빨리 잡아주셔서 감사한데요.. 왜죠?

서울아산병원에 다녀왔다.

초음파 이후 내내 찾아보던 신장암 관련 유튜브에서 로봇 수술을 척척 해내던 카리스마와 포스가 남다른 여자 의사 선생님이었다. 여성 전문가는 언제나 멋지다.

https://youtu.be/4-pP6T5wIjE?si=YFozbGRrO1iQelnj

기후위기가 절감되는 이른 찜통더위에 절로 호치민이 생각나는 날씨다. 그래도, 운동으로 암세포를 꾸준히 괴롭히기로 한 나는 차를 두고 전철을 탔다. 출근시간 러시아워를 조금 피했더니 지옥철은 아니어서, 2호선은 한산한 정도였다.


접수 수납과 진료 공간이 나누어져 출입증 소지자만 들어올 수 있는(아마도 코로나 때 만들어졌을) 시스템 덕에 안쪽 공간은 덜 번잡하다 . 기다리고 접수하고 진료받는 건 체계적인 시스템 덕에 물 흐르듯 이어진다 그런데 각 진료실 앞에서 간호사와 이루어지는 검사 예약은 실명, 생년월일, 예약 날짜 등이 고스란히 대기석에 공개된다. 그 진료실에서 나온 분들은 대부분 11월 이후 mri검사가 잡히고 있어서 불안했는데, 의외로 빠른 검사와 수술 이 잡혔다. 처음엔 기뻤는데 좀 있으니 왜지? 그렇게 나쁜가? 뭐 이런 걱정이 생겼다.


암으로 생각됨. 통상 1기.
신장에 있는 혹은 80%이상 암이지만
혹시나 여성의 경우 양성인 경우가 있음
mri로 판단가능.
종양의 위치가 신장 중심부를 살짝 닿아있는 거 같은데 중심부에 들어갔으면 3기로 판명함
악성이 아닐지라도 혹이 계속 커지면 신장기능을 망가뜨리므로 절제함.
절제한 종양으로 조직검사하여 기수를 명확히 판단함

mri찍고 수술
7월 9일 9시 촬영
7월21일 9시 진료
9월29일 입원
9월30일 수술

3시간 정도 전신마취
복부에 구멍 4개 정도.
로봇수술 진료비 1200만원, 3박4일 입원.


의사샘이 패드 위 간략한 메모와 그림을 적어가며 설명해준 내용이다. 뭐, 수술하려고 온 거니까.

곧 mri와 수술 날짜를 잡아줬다.


여튼 수납 후 로록 배를 부여잡고 지하 식당에 갔다. 오랜만에 모밀정식. 모밀보다 전식으로 나온 부드럽고 따뜻한 차완무시에 위로를 받았다


병원을 나서 한강이라도 보러가려고 공원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아 너무 덥다. 그냥 철교 건너 강변역에 가서 전철을 타자. ...한강의 폭이 1킬로나 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결정을 하고 말았다.

여튼 어찌어찌 집으로 왔다. 지쳐서 씻고 쉬다가 필테하러 가서 땀을 뻘뻘 흘린 나를 칭찬해. 암세포 이자식 은근히, 빡세게 괴롭혀주겠다.


암세포를 도려내듯 도려내야했으나 그러지 않고 있었던 관계가 있다. 효용성 있는 결정이었다. 이제 그 효용성은 끝에 다다르고 있다. 어느 수준의 결단을 해야할 것인가.

필테 다녀와 싱싱한 채소와 닭가슴살, 향긋한 레몬즙으로 저녁을 먹고 또 쉬었다. 위스키 몇방울 넣고 하이볼로 먹으면 참 좋을텐데. ㅎ

얼마 전부터 술을 먹는 게 영 마뜩치않더니, 몸이 싫어했던 건가보다. 그래. 내가 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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