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첫날, 두부가지 덮밥

지금은 보라색 가지를 먹어두어야 할 때

드디어 병가 첫날. 아침에 일어나 유찬을 보내고 한숨 더 잤다. 7월에는 게으르기로 맘 먹었기 때문에, 게을러지거나 계획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극J인 나지만, 그러기로 했다..

느지막히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애경에게 얻어온 유산균은 제 할 일을 워낙 열심히 꾸준하게 해서 하루 한번 이상 먹어주어야 한다. 애경 표현으로는 요거트 지옥. 하지만 간단히 단백질을 챙겨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요거트에 당분과 칼륨이 적어 신장에 부담을 덜준다는 희연의 블루베리와 냉동 크랜베리를 넣었다. 지난 주말에 끓여두었으나 반도 먹지 못한 토마토수프는 반을 덜어 냉동시키고 한그릇을 데워 먹었다. 생채소가 좋을테지만, 난 익힌 채소쪽이 좋다. 위가 안좋아서인지도.


점심엔 뭘 먹지? 급식이 그립다..하고 있을 때 유찬이가 일본어 모의고사를 보고 점심을 집에서 먹는다는 연락이 왔다. 아들이 온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냉동실의 양념 소고기를 꺼내두었다.

뜻대로 독해문제를 못풀었다며 시무룩한 아들이 도착했다. 나는 가지, 양파, 두부 한모를 꺼냈다.


가지는 길쭉하게 가로 세로로 잘라주고, 양파는 굵게 채썰기, 두부는 으깨서 대강 물을 뺐다.


1.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쫑쫑 썬 대파를 약한불에 볶으면 향이 피어오른다. 거기 간 마늘을 듬뿍 넣고 뒤적이며 은근히 익혀준다.

2. 파와 마늘이 향을 내며 익어가면 으깬 두부를 넣어주고 불을 조금 올려 약불로 볶아준다. 물기를 날려주며 익히는 방법. 후추를 넣는다.

3. 지글지글 김이 피어오를 때 두부는 한쪽으로 밀고 양파를 넣어 익히다가 섞어준다. 그냥 감으로.


4. 이때 간장을 한바퀴 둘러준다. 굴소스를 사용해도 좋은데, 난 굴소스에 든 첨가물 맛이 싫어 그냥 간장만.

#여기서 잠깐. 시판 간장에도 종류와 특징이 있다. 발효간장과 산분해간장만 구분해도 좋을 듯.

https://m.blog.naver.com/nutriand/222309441341


5. 드디어 가지를 넣어 섞는다. 가지는 보라색 껍질 부분의 쫄깃함이 핵심이라 너무 익히면 안된다. 덜 익은 거 아냐? 할 때가 불을 꺼야할 타이밍. 남은 열기로 익히면 되니까. 래도 가장 약한불로 좀 둬야 두부의 물기가 증발한다. 흥건한 물이 사라지면 불을 끈다.

6. 이제 간을 보고 간장을 조금 더 넣거나 단맛을 좋아한다면 스테비아를 아주 조금 뿌린다. 나는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이미 시판 간장에도 단맛이 충분하므로 스킵. 단맛은 80대 이후에나 즐기는 게 좋을 거 같다

#여기서 잠깐. 설탕, 스테비아, 알룰로스

‘아스파탐’부터 ‘스테비아’까지… 다양한 대체당, ‘대체’ 뭐가 다른 걸까 - 헬스조선 https://share.google/5CYl6c8OdLiK3HA0o


.. 그러나 스테비아와 알룰로스는 사용된지 얼마 안되서 장기적 영향력이 어떨지 판단되지 않는다. 단맛에 길들여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어서 맘놓고 사용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내 판단. 무엇보다 나는 단맛이 싫다.


7. 잘 익혔으면 고춧가루를 얹어 섞는다. 감칠맛이 난다.


8. 그릇에 밥을 반공기 넣고 그 위에 두부가지볶음을 얹고 또 그 위에 이쁘게 익힌 프라이를 얹어 비벼먹으면 끝.

재료 손질부터 조리시간 20분.

가지를 싸게 먹을 수 있는 시기는 짧다.

인생은 타이밍!


이렇게 역사적인 병가 첫날의 식재료 배열이 끝났다. 첫 브런치북 연재 개시이기도 하다.

예쁜 그릇 욕심이 생긴다. 예쁜 가지 두개가 선물한 맛있는 밥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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