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마을 친구들
한참을 걸었을까,호기롭게 출발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혜원이는 길을 다라 계속 걸었다.
더운 날씨에 땀이 흐르고 무엇보다 다리가 아팠다. 커다란 나무 밑에 다다랐을때, 더위를 피해 좀 쉬려고 앉았다.
"여기서 직진이야 잊으면 안돼 나무를 기준으로 오른쪽"
행여나 길을 잊을까 혜원이는 혼자서 되뇌였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빛을 큰 나무가 막아주었다.
조용하고 고요했다.
"괜히 왔을까? 영화에서는 이럴때 주인공을 도와주는 누군가 나타나는데,.."
혜원이는 두려워졌다. 할머니가 해준 재밌는 전설이야기에 속아 잘못된 선택을 한것이 아닌지..
그때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렸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 사이 시끌시끌 아이들의 목소리.
혜원이는 소리를 따라 움직였다. 나무 뒤 수풀로 다가갈 수록 소리는 점점 거졌다
"야--- 여기라고 여기"
"이리로 넘겨줘"
얕은 계곡에서 주거니 받거니 공놀이를 하는 두명의 아이들이 보였다.
혜원이가 완전히 계곡에 다다르자 아이들도 혜원이를 발견했다.
"어?"
"어어??"
셋은 서로 놀라 그자리에서 얼어붙었다. 혜원이는 어색하고도 머쓱한 상황에 뒷걸음쳐 돌아가려다 그만 미끄러져 물에 빠지고 말았다. 풍덩- 차가운 물이 혜원이의 옷 사이로 들어왔다.
"으아아아"
헤원이의 비명에 아이들은 부리나케 달려와 혜원를 일으켜주었다. 잔뜩 젖은 옷에 혜원이는 당황스러웠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걸.."
가야할길이 한참남았는데, 괜히 왔나, 못내 눌러담았던 두려운 마음이 터져나오면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울고 있는 혜원이를 다독여주었다. 울음을 멈추기도 민망한 차 아이들중 하나가 혜원이에게 물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혹시 다른 마을에서 왔니? 어디 가는 길이야?"
"응, 난 나무 밑 우리 마을에서 왔어, 신발 공장에 가는 중이야"
아이들은 혜원이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신발공장? 흠, 여기 마을엔 신발 공장은 없는데.."
"저기 연기 피어오르는 곳" 혜원이는 구름 속 희미한 연기를 가리켰다.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혜원이를 보았다.
"우와, 저기가 신발공장이야? 너 여행중이었구나? 저기까지는 못내 1시간은 더 걸릴텐데..."
혜원이는 축축해진 자신의 옷을 느끼며 절망에 빠졌다.
혜원이는 고민했다. 아이들에게 옷을 빌려도 될까? 배도 고픈데, 이 근처에 마을이 있다면, 음식을 좀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혹여나 왜 공장으로 가냐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나의 신발을 보고 비웃지 않을까?
사실 신발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마을을 뛰어 나왔지만 혜원이는 이제껏 자신의 마을을 나온적이 없었다. 마을은 크고 학교도 음식점도 집도 모두 마을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진 혜원이의 마음을 눈치챈건지, 아이 하나가 말했다.
"음.,, 내가 사는 저기 마을은 5분정도 걸려 혹시 내 옷을 좀 빌려줄까?"
혜원이는 선택해야만했다. 아이와 함께 마을을 들려야 할 지, 젖은 옷으로 길을 나서야 할지
우물쭈물 망설이는 혜원이를 본 아이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이야기 했다.
"아니면 여기서 좀 기다릴래? 내가 옷을 얼른 가져올게, 우리 아버지도 여행자야 여기저기 다양한 마을을 돌아다니셔"
혜원이는 자신을 여행자라고 오해하고 있는 아이에게 차마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의 눈은 진실로 자신의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반짝였다.
"고마워 그럼 너네 마을에서 잠깐 있다가 가도 될까?"
혜원이는 용기를 내었다. 아이들의 마을로 그들은 향하기 시작했다.
5분도 채 안되어 아이들이 살고 있는 저기 마을에 도착했다.
혜원이의 눈앞에는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마을 사람들이 아주 멋있고 휘향찬란한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이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아저씨, 파란색 캡모자를 쓴 여학생, 심지어는 우주복의 우주모자를 쓰고 있는 남학생까지 마치 저기 마을은 재밌고 다양한 모자들의 마을 같았다.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