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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나의 신발을 찾아서

by smilemail

혜원이는 신발을 가지고 재빠르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또 다시 보아도, 한숨만 나왔다. 호기롭게 신발을 찾을거라 마음먹었지만,

사실 혜원이는 어떤 방법도 당장 생각나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혜원이는 두려운 마음에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생긴다는 건 이렇게나 외로운일이었다.


"왜, 왜 나인거야? 왜 이런일이 일어난거야?"


그저 계속 천장만 쳐다볼 뿐이다. 창문 밖으로 바람이 솔솔 불어왔다. 바람에 실려운 사람들 소리, 자동차 소리들이 혜원이의 시선을 창문으로 돌렸다. 푸른 하늘과 떠다니는 구름.


그때, 혜원이는 몸을 일으켰다. 언젠가 혜원이가 어렸을 적, 할머니는 혜원이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었다. 마을 입구에 서서 시선을 멀리 돌리면, 길 끝에 보이는 건물이 있다. 거기서 구름같은 연기가 뭉게뭉게 나온다고, 혜원이의 할머니는 그 곳이 바로 신발을 만드는 공장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신발을 만드는 공장이 있을거야 분명, 이게 뭐 공기로 바람으로 만들어진건 아닐꺼 아니야!"

"그래, 짝 없는 신발로 망신을 당할바엔, 시도라도 해야겠어 정 안되면 나갔다 돌아오는길에 도둑맞았다고 하지 뭐"


혜원이는 서둘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오전 11시, 돌아오는 시간은 무조건 7시여야 한다.

짝 없는 신발 하나를 들고 혜원이는 마을 입구로 달리기 시작했다. 누가 자신을 알아볼까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때까지 혜원이는 앞만 보고 달렸다.


익숙한 길들을 지나 어느새 "환영합니다. 우리 마을" 표지판에 다달랐다.

차오르는 숨을 고른 혜원이는 마을 입구 길 한가운데에 섰다. 고개를 들어 구름을 살피기 시작했다.

가파른 숨과 흔들리는 몸으로 시야가 떨렸지만 최대한 멀리 멀리 보기 위해 눈을 크게 떴다.


하얀 구름들이 흩어져 떠다녔다. 바람을 따라 흐르는 구름 사이로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발견했다.

쿵쿵 뛰는 심장은 점점 느려지고 시원한 바람이 머리칼을 스쳤다.


"저기다"

"이대로 직진이다"


마을 입구를 나와 혜원이는 서서히 걷기 시작했다. 그곳이 신발 공장인지 알 수 없었지만,

잔뜩 뛰어온 탓인지 폐로 들어온 공기는 혜원이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멀어지는 마을을 돌아본 혜원이는 할머니의 말을 떠올렸다.


"그곳에는 분명 어마어마하게 멋있고 신기한 신발들이 많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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