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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짝 없는 신발

by smilemail

혜원이가 사는 마을에서는 모두가 19살이 되면 신발을 선물 받는다.

이 선물은 누가 주는지 어디에서 오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혜원이의 엄마, 할머니 더 거슬러 올라가

먼 옛날부터 내려오는 마법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신발이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믿었다. 신발을 받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마을 아이들은 다들 19살 생일만 기다린다. 모두가 똑같은 까만 슬리퍼에서 생일이 지나면 개성있고 화려한 신발이 생기기 때문이다.


혜원이의 친구들 중 몇명은 이미 신발을 받았다.

등산을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등산화, 화려하고 멋있는 가수가 꿈인 친구에게는 반짝이 구두

피겨를 잘하는 친구에게는 피켜 신발을 각기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인생과 꿈이 담긴 신발들을.

혜원이는 하루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생일을 기다리며, 어떤 신발 받게 될지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난 어떤 신발을 선물받게 될까? 난 멋있는 부츠가 잘어울리지않을까? "


다음 날 아침


띵동-


초인종 소리와 함께 혜원이는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선물상자도, 예쁜 신발도, 양 옆을 둘러보아도, 상자 비슷한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머리 위로 무엇인가가 떨어졌다.


얼어붙은 혜원이의 눈앞에는 무늬도 디자인도 없는 심지어 짝도 없는 운동화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게 내것이야?, 말도안돼 이 운동화가 내 앞으로의 꿈이라고?"


혜원이는 신발 한짝을 손에 들었다.


"이럴 수 없어, 분명 어딘가 내 신발이 존재할거야, 잘못 배달온걸꺼야"

이렇게 창피하고 막막한 일이 일어날 줄 혜원이는 꿈에도 몰랐다.

마을 사람 모두가 받았는데 왜 혜원이에게 이런일이 일어났을까?

곧 있으면 혜원이의 생일을 위해 축하파티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혜원이의 신발을 보게 될 것이다.

그 전까지는 무슨일이 있어도 신발을 바꾸어야 한다.


혜원이는 결심했다.


"내 신발을 찾아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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