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상상력 불러일으키는고대사·고고학 전문박물관
■ 박물관 성장의 중심인 기획전시
기획전시는 특정 주제와 내용으로 일정기간에만 개최되는 전시이다. 상설전시는 박물관의 정체성을 가진 공간이어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기획전시는 상설전시와 달리 전시주제 선정에 제약이 적고 내용 구상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가볍고 재미있는 전시도 가능하다. 자료와 전시물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으며, 대체로 대여 유물의 비중이 높고 전시 시설은 임시 시설의 비중이 높다.
기획, 전시물 대여, 시설물 제작과 설치, 전시 등 준비시간이 최소 3개월에서 많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하는데 시설물을 제작하는 등 소요되는 비용도 크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획전시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박물관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상설전시에 비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기획전시는 박물관 재방문율을 높이고 다소 정적일수 있는 박물관을 생동감 있게 만든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러한 기획전시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대부분의 박물관이 1년에 1회에서 3회 정도의 기획전시를 개최하지만 한성백제박물관의 경우 1년에 4회의 기획전시를 하며, 그 외에도 테마전, 사진전 등을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획전시의 전시물이나 시설물의 일부를 상설전시로 옮겨 전시함으로써 상설전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또한 기증유물 기획전시를 개최해 기증자와 기증유물에 대한 존중을 표현함으로 지속적이고 활발한 기증이 이어지게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고대사를 중심으로 하는 박물관으로는 이례적으로 4만 여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다.
■ 고대사를 연구하는 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학술발굴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제의 왕성인 몽촌토성 조사를 비롯해 한성백제 유적지인 방이동 고분군, 석촌동 고분군 등을 조사하였으며, 이외에도 삼성동 토성 추정지 등을 조사하여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학술발굴조사를 하는 이유는 바로 주체적인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고대사는 사료 부족으로 인해 많은 부분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학술발굴조사로 사료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대사를 연구하는 학계와 연구자들에게 사료를 제공함으로써 적극적인 연구를 독려하고 박물관 내부 학예 인력 역시 적극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적극적인 연구 활동을 위해 2013년에는 ‘백제학연구소’를 개소하였으며, 최근에는 ‘제17회 쟁점백제사 학술회의’로 ‘백제는 부여를 계승하였나?’를 개최하는 등 1년에 두 차례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학회나 단체와 각종 학술대회를 수십 차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백제학 연구총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외에도 학술총서, 학술자료총서 등 발간하며 고대사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 한성백제박물관의 현재와 미래
한성백제박물관은 연구와 전시에만 치중된 박물관이 아니다. 연인원 약 70만 명이 박물관을 방문한다는 것은 연구와 전시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호흡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박물관대학과 대학원을 개최하여 시민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도록 하고, 교수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박물관 곳곳에 있는 체험시설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며, 그 외에도 각종 축제, 그림그리기 대회, 가족탐방 등 다양한 대상으로 박물관이 놀이터이자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의 주요 유물로 손꼽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토관이다. 자칫 전시실에서 지나칠 수 있는 유물로 금으로 만든 장식품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유물을 통해 당시 하수도의 사용, 나아가 도시계획에 기반을 둔 왕성이었다는 사실을 상상한다면 유물이 가진 가치를 재발견 하는 것이다. 이처럼 한성백제박물관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역사적 상상력이 풍부한 박물관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