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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삼국의 근대사회로의 이행

by 수근수근

동아시아 삼국의 근대사회로의 이행

(각국 내부의 지역간 발전 편차에 대한 연구 모델의 설정과 검증)


1.머리말

개항 당시의 이들 3국에는 전통사회의 신분계층인 사대부나 양반이 중국과 한국에 건재하고 있었으며, 일본 역시 도쿠가와 막부 다이묘에 소속해 있는 무사계층이 전인구를 점하는 사회였다. 이 같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이들 삼국은 상이한 경로를 걷게 된다.

중국의 경우 아편전쟁 패전으로 홍콩을 탈취 당한 이후 1949년의 농민혁명을 거쳐서야 세계 최초의 통일 제국의 위상을 회복하게 된다. 일본은 불평등한 조약을 체결한 뒤 반식민지 지위로 전락하였다. 새로운 일본 엘리트들의 의해 서구식 입헌정부 수립의 성공으로 인해 세계 제패의 경로를 나아가게 된다. 조선은 항구개방이후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다.

여기서는 외압에 의한 개항을 경험했던 동아시아 삼국의 대응 양상의 각 국가내 지역 편차를 설명할 연구모델을 설정하고, 이어서 이 모델을 검증한 실증적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자 한다.


2.이론적 배경과 분석틀의 설정

1)베링턴 무어의 비교 모델 : 근대 국가로의 이행 경로

베링턴 무어는 역사상 최초로 나타난 근대정치체제인 의회 민주주의 사회들의 역사적 기원을 밝힐 목적으로 본고의 관심대상인 중국과 일본을 연구 대상으로 설정한바 있다. 구래의 절대왕조나 권위주의 관료국가 형태를 무너뜨리는 데 당시 사회를 구성하던 주요 세력들인 토지소유귀족과 농민 그리고 신흥 부르주아 계급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2)로버트 브레너의 비교 모델 : 자본주의 이행경로

로버트 브레너는 원거리 교역의 확대, 인구 감소, 봉건 지대의 감소라는 공통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세 말 유럽의 봉건 국가들 가운데 유독 영국만이 자본주의로 이행할 수 있었던 원인을 계급 분석을 통해 제시한바 있다. 다시 말해, 인구사, 세계체계론, 지대 감소론 등 기존의 이론적 설명들이 지적했던 설명변수들이 비교 대상 국가들 간에 동일하게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상이했음에 주목하여 그 편차에 대한 나름의 설명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이론들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3)자본주의 이행 경로에 대한 지역사 연구 결과들

프랑스 사회를 연구했던 마르코 블로크의 연구를 참조하여, 미국의 사회학자 죠지 호만스는 중세 말 서유럽에서의 두 상이한 유형의 경작 체제를 정의한 바 있다. 그는 그 체계들을 (1) 소농들이 공동으로 이용되는 경지에 대한 경작권을 보유하는 “조직화된 개방 경작체제”와 (2) 삼림지대의 평원지방의 뿔뿔이 흩어져 있는 농지들로 구분하면서, 후자에서 보다 활발한 토지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자본주의의 맹아가 후자지역에서 형성되었음을 논증한 것이다.

4)개항기 동아시아 3국의 지역의 지역간 비교 연구를 위한 모델

동아시아 3국에 대한 지역사 연구 현실은 매우 척박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사정이 더 그러하다. 여기서 말하는 지역사란 일 국가 내의 어떤 특정 지역을 연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가 전체를 지역으로 쪼개서 비교하여 전체를 다시 조명한다는 함의를 갖는다. 특히, 어떤 특정 지역을 연구하여 한 국가내의 지역간 비교결과를 다른 국가의 지역간의 비교 결과와의 재비교를 통해 보다 일반화된 모델을 추출해 내는 작업을 덧붙여져야 할 것이다.


*2010년 전후에 학부 토론용 소논문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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